강동구 관악기 동호회 ‘고운소리’는 플루트의 고운소리에 도취돼 이제 막 플루트을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들의 모임이다.
지금은 타구로 전출 된 한 직원이 자신의 특기인 클라리넷과 섹스폰 연주를 직원들과 함께 하고자 지난해 1월 ‘관악기 동호회’를 구성, 10여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처음에는 클라리넷을 배우려고 했으나 회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보니 불기 쉬운 플루트부터 배우기로 한 것.
‘관악기 연주’라는 흔하지 않은 취미생활을 선택한 덕분에 출발부터 어려움은 산 넘어 산이었다. 50만원이 넘는 플루트 구입도 부담이었지만 무엇보다 플루트을 가르쳐줄 강사를 찾지 못해 회원들은 한동안 애를 태워야만 했다. 다행히 악기를 구입하면서 인연이 된 악기상 주인이 강사를 소개해 줘 3개월 간 무료로 강습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타구로 전출된 초대회장에 이어 ‘고운소리’ 총무에서 수장이 된 이채윤(총무과) 회장은 “플루트란 악기로 소리를 내는 데만 3개월이 걸리다 보니 중도에 포기한 사람들도 적지 않아 모임이 유지될 수 있을까 우려가 되기도 했었다”며 어려웠던 동호회 초반기를 회고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소리를 낸 후에도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던 사람들은 악보 보는 것도 서툴렀고 일주일에 기껏해야 한번 모여 연습하는 회원들에게 플루트의 고운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가 않았다.
그래도 단 한푼의 강사료도 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가르쳐준 강사가 있었기에 올 초 이들은 동료 결혼식에 축하연주를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으며 오는 가을에도 결혼하는 몇몇 동료들로부터 축하연주를 청탁 받는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들의 공연을 본 직원들 가운데는 플루트을 배워보고 싶어하는 동료들도 적지 않지만 ‘관악기는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섣불리 도전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1년 전 플루트을 처음 접해본 이 회장은 의욕과 끈기만 있다면 취미생활로 가져볼 만 하다고 권유한다.
“처음엔 무조건 권유했다가 비싼 악기를 사놓곤 중도에 포기하는 동료들을 생겨 너무 미안했다”면서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관악기만큼 매력적인 취미생활도 없을 것”이라며 관악기 예찬론을 펼쳤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회장은 “지금은 플루트 연주만 잘 하기에 급급하지만 곧 다른 악기들도 배우고 또 현악기를 다루는 직원들을 발굴해 멋진 협연도 하는 ‘고운소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음악을 사랑하는 직원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최애선기자 sun@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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