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갈곳은 어디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0-08 16: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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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부 기자 김택수 {ILINK:1} 단체장 선거만 끝나면 의례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눈치를 보다가 제 갈길을 재촉해야 하는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간부요원들.

이런 모습이 애처롭기는 하나 ‘자업자득’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더 심각한 것 같다.

지난 1일 특별히 이사장으로 추대된 백모씨(70)는 취임 1주일도 지나기 전에 칼을 빼들고 시에 감사를 청구하는 등 직원들을 몰아 부치고 있다.

어떤 고귀한 뜻이 숨어 있는지는 몰라도 직원들을 감싸주고 보살펴야 할 어른께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식 감사를 요청했다는 행위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시 감사를 통해 완벽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명분은 있겠으나 감사를 받아야하는 당사자들로서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수밖에 없는 일이다.

현재 시설관리공단이 시로부터 위임받아 운영하는 시설은 제2종합 운동장을 비롯, 청소년문화의집·율동공원·황송터널요금소·견인사업소·롤러스케이트장 등 모두 15개 사업이다. 이토록 거대한 사업에 감사를 외면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공단 일각에서는 기존의 높으신 몇 분을 내보내고 새식구를 받기 위한 청소작업 이라는 등 각급 팀장을 겨냥한 경고성 감사라는 등 후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요즘 성남시에는 이런 유행어가 떠돌고 있다. 20∼30년을 공직에 몸바치느니 단체장 선거캠프에서 2∼3개월만 고생하면 5급 이상의 특별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등 전·현직 시장을 겨냥한 비아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비난을 외면 하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이번 감사가 근본적 취지를 벗어나서는 않될 것이고 누구를 겨냥한 사냥 감사가 된다면 외부에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시장님 주위에서 맴도는 몇몇 분들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치지 말 것이며 오이밭에서 신발끈을 고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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