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시대’는 요즘 1930년대 김두한이 종로 일대의 주먹 신마적과 한 판 끝에 그를 제압하고, 바야흐로 구마적과의 일대 승부를 남겨 놓고 있다. 거지소년에서 종로의 ‘오야붕’으로 화려하게 변신하는 것이다.
겨우 열여덟 살에 종로통 뒷골목 주먹 세계를 평정한 김두한은 협객(俠客)을 자처하며, 훗날 당시를 협객 시대라 칭하곤 했다.
정말 김두한은 낭만적인 협객이었는가. 그렇지는 않다. 김두한이 딱한 사정에 처해 있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동정심 많은 폭력배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협객은 아니다.
오히려 김두한은 엄격한 위계 질서와 조직 내부 규율을 갖춘 현대적 의미의 조직 폭력배 시조라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김두한 이전에도 시라소니 같은 주먹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조직을 구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협객이라면 ‘시라소니’가 협객과 더 가까운 것이 아니겠는가. 또 김두한은 항일 투사도 아니다. 물론 조선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야쿠자패와 싸운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안개 낀 새벽 장충단에서 하야시패와 일전을 벌인 것에 대해 김두한은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전라도 광주 출신 유도 4단 김무옥과 상해 직업권투선수 출신인 문영철 등 6명과 함께 갔어요. 저들이 일본도를 가지고 올지 모르니까 우리는 파이프를 준비했죠. 손잡이에 고무를 감아서 미끄러지지 않게 하고. 신발은 권투선수들 신는 것 같은 것으로, 그냥 신발은 벗겨지니까요. 제 직업이 싸움 아닙니까.”
이 싸움에서 수십명의 상대를 물리치고 승리한 김두한은 그후 하야시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가 된다. 하야시는 매달 1000원씩을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김두한 앞으로 보내주기까지 했다.
그는 오히려 광복 직후 공산당에 몸담고 있다가 우익 비밀결사 조직이었던 백의사 단장 염응택을 만난 뒤 무서운 ‘백색 테러리스트’가 된다. 염응택으로부터 아버지 김좌진 장군이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가 이끄는 청년단체 대한민청(대한민주청년동맹)은 무수한 인명을 살상했다.
1946년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가 9월 총파업을 단행하자 당시 김두한은 실습용 총과 수류탄, 죽창으로 무장한 돌격대원 3000명을 위스키에 만취케 한 뒤 용산역 기지에서 파업 중이던 철도 노조원들을 덮쳤다.
순식간에 노조원들의 무장을 해제한 대한민청은 이 중 핵심 간부 8명을 추려내 죽창으로 살해한 뒤 역 구내 하수도에 시체를 묻었다. 더구나 김두한은 자신이 전향한 뒤 공산당에 그대로 남아 ‘좌익 주먹’ 을 이끌고 있었던 정진영을 납치해 쇠파이프로 직접 때려 죽인 일도 있다.
정진영은 수표교 아래서 거지 생활을 할 때부터 죽마고우가 아니었는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우리 자녀들이 그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역사 속의 ‘김두한’을 조직폭력배의 시조(始祖)가 아닌 진정한 협객으로 오해할까 그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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