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강북구 낚시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0-16 16: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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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은 고기 방생… ‘인생’을 낚는다 “얼마 만입니까. 모처럼 출조하는 거라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네요.”

강북구 낚시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찬우 수유2동장은 2개월 동안 장마와 태풍으로 전국이 물난리를 겪은 마당에 눈치 없이 낚싯대를 드리울 수 없어 손이 근질근질하던 참에 20일 한해를 마감하는 납회를 떠나게 돼 새삼스러운 모양이다.

이 회장은 “가을에는 수로낚시가 제격입니다. 수로는 수심이 얕아 햇빛이 비치면 빨리 수온이 올라가 붕어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강북구 낚시동호회는 도(道)를 겸한 취미생활로 자연과 더불어 삶의 여유를 즐기는 모임이다. 낚시만을 고집하는 동호회가 아닌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살리며 낚시를 통한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위해 지난 92년에 결성됐다.

현재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 살림을 꾸려 나가는 조정행(민원봉사과) 총무는 “매월 정기 출조를 통해 낚시터에 버려진 쓰레기와 오물 등을 수거하고 잡은 고기는 먹지 않고 다시 방생한다"고 말했다.

매년 초 민물낚시 시조회를 비롯해 겨울철 얼음낚시, 여름철 밤낚시, 납회 등 1년에 4번 열리는 출조행사를 통해 회원들의 친목을 다지고 있다. 개성들이 강한 강태공들이 모인 까닭에 정기출조 때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지난 3월17일 충남 당진군 교로리 수로에서 열린 시조회에서 김용제씨(사회복지과)는 강태공들의 오직 염원인 월척을 낚아 채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지금도 사무실 벽에는 그때 잡은 길이 34cm의 참붕어 어탁이 걸려있다.

또 최근에는 충남 예산군 광천저수지에 씨알이 큰 고기들이 많이 나온다는 말만 듣고 출조했다가 기대와는 달리 5cm와 2cm짜리 고기만 잡혀 낭패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우리 동호회 회원들은 바다속 고기도 낚고 인정도 낚으면서 자연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며 “어부보다는 진정한 강태공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태욱기자 lucas@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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