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용산구 볼링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0-18 17: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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敵도 응원하는 ‘사랑의 스포츠’ 팀을 나눠 진행되는 스포츠 중에 볼링만큼 상대방을 응원하며 아껴주는 운동이 또 있을까?

1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용산구 볼링회(회장 공석)가 말하는 볼링만의 매력이다. 시원한 스트라이크 한 방이면 우리편이든, 상대선수든, 다른 레인선수든 박수세례가 쏟아지고 하이파이브가 이어진다.

단지 볼링이 좋아서 뭉쳤다는 용산구 직원 40여명은 주말마다 한남동 한남볼링장에 모여 서로간의 정을 쌓는다. 이들은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 화합과 한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데 볼링만한 운동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총무 임철희씨는 ‘상대선수가 잘하면 손바닥을 마주치며 응원해주는 운동은 볼링밖에 없다. 서로 싸우거나 다치지 않는 스포츠를 찾는다면 볼링을 권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로를 격려해주다 연인으로 맺어진 직원들도 4쌍이나 된다. 바로 도시정비과 박종화씨, 전 세무과 김혁 계장, 주민자치과 이승희씨, 세무과 김승철씨 커플이 그 주인공이다.

볼링동호회는 회원간의 돈독한 동료애를 무기로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99년 전국시장기볼링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 동작구 주최 볼링대회에서 우승을, 각종 구청장배 대회에서 5회 연속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올해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다음달 송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씨는 “자체행사인 송년대회는 구비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월드컵 붐을 타고 인기종목으로 떠오른 축구동호회에 비해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아쉬워했다. 또한 동호회원들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인사이동으로 인해 다른 자치구나 서울시로 전출하는 회원이 늘어나는 반면 가입자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그러나 현재 동호회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볼링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공이나 아대 등 전문장비를 자체 구입하는 등 적극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씨는 “볼링이 사양스포츠이긴 하지만 우리 회원들은 서로 아끼고 칭찬하며 볼링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볼링동호회는 전문강사를 초빙, 전문 기술과 지식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임씨는 “적은 인원이지만 남다른 동료애와 볼링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볼링동호회가 전문교육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동호회’로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황선아기자 suna1126@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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