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끼리 싸워야 하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0-20 16: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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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팀 기자 서정익 {ILINK:1} 15일 ‘공무원조합의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안' (이하 공무원조합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한지 이틀 뒤인 지난 17일 명동성당에서는 전국공무원 노동조합(위원장 차봉천·이하 공무원노조) 간부와 조합원 1000여명이 모여 공무원조합법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노조원 간부 10명이 삭발 식을 갖고 공무원조합법안을 불태우는 모습을 통해 이들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날 이들은 앞서 경찰에 연행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명동성당을 나와 정부종합청사로 향하는 도중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병력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 9명의 공무원이 피를 흘리며 병원에 실려갔다.
“같은 공무원끼리 싸우면 되겠느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이게 무슨 짓이냐" 시민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를 비난했다.
이 자리에는 공무원과 경찰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있었던 것이다.
시민들에게는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공무원 어느 쪽도 곱게 보이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시위현장에서는 대화에 앞서 성급한 몸싸움부터 일어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경찰이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가며 폭력을 행사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이것이 공무원노조를 더욱 자극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공무원노조도 경찰의 저지선을 뚫는다고 해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어야 했다.
최근 행정자치부 장관실 점거, 구로구 폭력사태 등 일단의 사건들을 봐도 폭력이 노조가 주장하는 본질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공무원노조는 공직사회의 개혁이라는 순수한 뜻으로 출범했다.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답답함이 있더라도 성급하게 몸싸움으로 나설 것이 아니라 꾸준히 대화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오랫동안 공무원 노조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견해다.
자칫 폭력노조라는 오명을 들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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