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 전국대회 기간에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된 뉴스가 유달리 많았다. 왜냐하면 닉슨 대통령이 재지명될 것이 너무나 뻔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선거본부는 이 너무나 뻔한 사실을 뉴스로 부각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어떻게 하면 닉슨이 재지명되는 진부한 사실을 흥미롭게 만들어 언론의 관심을 끌 것인가하는 그런 고민 때문이다.
결국 공화당 선거본부는 어마어마한 차원의 각색된 사건으로 진실을 유린하는 묘책을 짜내기에 이르렀다.
선거본부 관계자들은 전당대회 당일, 하원의원들에게 ‘4년 더’라는 구호를 일시에 외치도록 시나리오를 짰다.
각본에 따르면 TV 카메라 앞에선 하원의원들은 1초도 틀리지 않고, 그러나 우연처럼 일시에 ‘4년 더’를 외쳐야 하는 것이다. 물론 재지명되는 바로 그 순간에 말이다.
이때 하원 의장은 환호하는 하원의원들을 아주 힘들게 진정시키는 것처럼 보이게 하라는 연출지시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 시나리오가 결국 ‘윌스트리트저널’지의 어느 기자 손에 넘어갔고, 그 기자는 이렇게 비꼬는 기사를 쓰고 말았다.
“공화당 전당 대회는 지금까지 있었던 어느 지명대회보다 조직화된 것이었다. 그 대회에서 하원의원들의 유일한 역할은 TV쇼를 위한 배경으로 봉사하는 것뿐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지명대회 사실자체보다도 오히려 정치조작여부가 더 큰 뉴스로 부각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치적 조작 심증이 가는 사건이 많이 있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이런 유형의 사실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기자들에게 들통났을 때 당할 봉변을 상상한다면 아예 그런 식의 시도자체를 중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사실 기자는 사건이나 사실보다도 그 뒤에 숨어있는 사연을 찾는 일이 더 즐겁다.
정치적 조작여부가 사실보다 더 큰 뉴스가 되듯이 사건 뒤에 숨어 있는 사연이 때로는 더 큰 뉴스가 되기 때문이다.
워터게이트 사건도 처음에는 단순한 도난 사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사건 뒤에 숨어 있는 사연이 끝내 닉슨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나는 기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사건도 좋고 사실도 좋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이나 사건이 발생하게된 배경이나, 그 사연을 찾아보라고.
그렇게 하다보면 정치적 조작성 여부를 발견하는 횡재(?)도 ‘특종’이라는 선물로 얻게 될 것이다. 이런 작업을 위해 눈에 불을 켜는 기자들이 어찌 본사 기자들뿐이겠는가.
아마 모르긴 몰라도 대다수의 기자들이 이런 사연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기자들에게 들키지 않고 여론을 조작할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
그러나 단언하건데 진실이 아닌 거짓은 결코 생명이 길지 못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부천시, 매력적인 도시공간 조성 박차](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308292200179_732_h2.jpg)
![[로컬거버넌스] 전남 영암군,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 추진](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278744105355_303_h2.jpg)
![[로컬거버넌스] 인천시 계양구, 노인복지도시 정책 속속 결실](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3/p1160278567286598_304_h2.jpg)
![[로컬거버넌스] 부산시, 전국체육대회·장애인체육대회 폐막](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2/p1160278846346218_476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