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寸鐵殺人)의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대변인들의 입을 통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양현덕 부대변인은 23일 ‘김민석 전 의원의 뻔뻔한 궤변’이라는 논평을 통해 “얼마전 부실재벌의 계승자 정몽준 의원의 품에 안기면서 ‘심청의 심정으로 기꺼이 욕을 먹겠다’고 했는데 민심을 받들었다면 왜 ‘기꺼이 욕을 먹겠다’고 했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가 던진 마지막 말이 걸작이다.
“아무리 뻔뻔해도 그렇지 효녀 심청이까지 욕먹여서야 될 일인가”
또 같은 날 같은 당 남경필 대변인은 ‘철새정치인들이 대통령 뽑나’는 논평에서 “당초 6자연대에서 5자연대, 4자연대로 줄더니 4자연대도 끝났다”면서 “대통령 되는 일을 현대중공업 오너를 물려받는 것처럼 쉽게 생각했다면 대단한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은 정몽준 의원 공격에 이어 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날 배용수 부대변인은 ‘발버둥쳐봤자 민주당은 범죄집단’이라는 논평에서 “제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민주당은 박영관 등 정치검찰, 파렴치 가정파괴범 김대업 등과 공모해 정치공작을 자행한 범죄집단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대변인들도 입담이 걸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부대변인 민영삼씨는 ‘이회창 후보 믿을 수 없다’는 논평을 통해 “여성총리 탄생을 막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여성고위직 30%공약이냐”며 “도대체 무슨 낯으로 여성표를 달라고 애걸복걸하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정몽준 의원을 겨냥, 과거 울산지역 현대 노사분규 당시 ‘폭력 진압은 없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몽준 하면 ‘식칼테러’가 떠오르는 데 폭력진압 없었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이라고 퍼부었다.
특히 김현미 부대변인은 ‘정몽준 후보는 평화세력이 아님이 확인됐다’는 논평을 통해 “정 의원이 대북교류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그간 정 후보를 ‘평화세력’이라고 얘기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그를 착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정당 대변인들의 말을 듣고 있자면 정말이지 정신이 멀쩡한 대선 후보는 단 한 사람도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들 가운데 누구인가는 한사람을 선택,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에 이처럼 불행한 일이 또 있겠는가.
우리는 간혹 대변인들의 걸걸한 입담을 듣는 것으로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우리가 대통령으로 뽑아야할 사람들이 제시하는 청사진을 들으면서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거는 일이 보다 더 즐거울 것으로 여겨진다.
교통정책이 어떻고, 대북 정책이 어떻고, 서민의 어려운 경제는 어떻게 풀어나가고, 실업난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등등의 희망찬 정책을 언제쯤이나 대변인들의 입을 통해 듣게 되려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진정한 의미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은 상대 흠집내기가 아니라 바로 건전한 정책대결의 한마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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