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현 현장 자리가 비어 있는 데 누구를 천거하면 가장 합당하겠는가.”
기황양은 조금도 지체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해호가 가장 합당한 인물입니다. 그는 반드시 그 임무를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평공이 놀란 기색으로 다시 물었다.
“해호라면 그대가 원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 그를 천거한단 말인가.”
기황양이 태연하게 말했다.
“대왕께서 누가 그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으며 누가 적임자인지를 물으셨지 누가 신과 원수 사이냐고 물으신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평공은 그의 말대로 해호를 남양현 현장으로 임명했고, 그는 부임 후 고을 사람들을 위해 많은 유익한 일을 했으며 주민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얼마 후 평공이 다시 기황양을 불러 물었다.
“현재 조정에 법관이 한 사람 필요한데 누가 이 직책을 잘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기황양은 대뜸
“기오가 그 직책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평공이 또 이상하게 여기며 이렇게 물었다.
“기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니오. 그대의 아들을 추천해 남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을까 두렵지도 않은가.”
이에 기황양이 여전히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누가 그 일을 잘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기에 저의 아들을 추천한 것이지 누가 저의 아들이냐고 물으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평공은 역시 기황양이 천거한 대로 기오를 법관으로 임명했더니, 그 역시 일을 공명정대하게 잘 처리하여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기황양은 재능을 아끼고 인재를 천거했을 뿐, 추호도 원수라고 편견을 두거나 인재를 말살하지 않았다. 더구나 남의 빈축을 살까 두려워 자신의 아들을 천거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그는 상당히 대공무사한 사람이었다.
지금 ‘대공무사’라는 대의명분을 내걸고 민주당 전국구 의원들이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탈당파인 최명헌 장태완 박상희 의원은 탈당을 위해 당이 자신들을 제명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구 의원의 경우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자동상실하기 때문에 의원직을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당이 출당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말처럼 정말 가관이다.
전국구는 당을 떠나려면 당연히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당에 엄청난 상처를 주고도 의원직 유지를 위해 제명을 요구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민주당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정말 대통령으로 합당한 사람을 천거(후보단일화)하기 위한 ‘대공무사’한 행동이라면 의원직이 뭐 그리 대수인가. 이들의 후안무치한 탈당요구는 아무래도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한 행동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들에게 어찌 ‘대공무사’한 태도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기황양이 지금 이 소리를 듣는다면 뭐라고 할꼬.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부천시, 매력적인 도시공간 조성 박차](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308292200179_732_h2.jpg)
![[로컬거버넌스] 전남 영암군,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 추진](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278744105355_303_h2.jpg)
![[로컬거버넌스] 인천시 계양구, 노인복지도시 정책 속속 결실](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3/p1160278567286598_304_h2.jpg)
![[로컬거버넌스] 부산시, 전국체육대회·장애인체육대회 폐막](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2/p1160278846346218_476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