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직원 좀더 친절했으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1-10 14: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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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팀 기자 김재호 {ILINK:1} 며칠 전 퇴근을 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갔다. 여느 때처럼 교통카드를 이용해 지하철 플랫폼으로 들어가려는데 매표소 쪽에서 6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노인 한 분과 지하철 직원이 가벼운 실랑이를 시작했다.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역무원의 큰소리가 발길을 붙잡았다.

무슨 일인가 하는 궁금증이 발동돼 조금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이유는 그 노인이 우대권을 받으려고 했지만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매표소 직원은 줄 수 없다며 맞서고 있었던 것.

매표소 직원은 노인 우대권을 받으려면 신분증이 필요하다느니 신분증도 없는데 어떻게 65세 이상인 것을 믿을 수 있겠냐느니 하며 그 노인에게 호통을 쳤다. 누가 봐도 65세 이상된 노인이라고 믿을 수 있겠건만 너무 한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 그 노인은 우대권을 받고 아무 말없이 가버렸다. 신분증을 잊고 나온 그 노인도 잘못이고 매표소 직원도 규정대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좀더 친절하게 대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남는다.

반면 지난 1일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 근무하는 서울 도시철도공사 직원 박창근씨가 KBS 1TV ‘좋은나라 운동본부’의 ‘베스트 친절시민’으로 뽑혀 TV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흐뭇한 감동을 자아냈다.

박씨는 지난 5월께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온 장애인 정모씨가 휠체어리프트 조작이 미숙한 데다 전동휠체어의 바퀴가 훼손돼 곤경에 처했을 때 적극 나서 도움을 줬다는 것. 이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었던 정씨가 ‘좋은나라 운동본부’에 박씨를 ‘베스트 친절시민’으로 제보했다고 한다.

너무나도 상반된 사례다. 지금은 예전보다 지하철 직원들의 친절도가 크게 개선돼 해묵은 문제가 돼버렸지만 지하철 직원들의 불친절은 아직도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국민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만 친절하고 정작 매일같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우리 시민들은 뒷전이라면 어떻게 지하철을 믿고 이용할 수 있겠는가?

오늘도 지하철·도시철도 양공사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란에는 지하철 직원들의 불친절 사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를 적극 감안, 양공사에서는 직원들의 친절교육에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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