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불문이라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1-14 20: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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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ILINK:1} 자민련 오장섭 이양희 이재선 의원이 14일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또 자민련 송광호 정우택 원철희 의원과 민주당 홍재형 의원도 조만간 한나라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일찌감치 민주당을 탈당한 김명섭 강성구 의원도 동반 입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앞서 11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근진, 김윤식, 원유철 의원도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들 이외에도 한나라당 입당예정자로 거론되는 의원들은 수두록하다.

한나라당이 ‘과거 불문’ 방침을 세운 만큼 추가입당이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정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 8~9명이 입당 가시권에 든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입당에 대해 한나라당내 수도권 소장파 중심으로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고, 민주당과 자민련측의 공세가 예상되지만 한나라당 입당 행렬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도대체 뭘 믿고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합집산을 밥먹듯 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오장섭 이양희 이재선 송광호 정우택 원철희 홍재형 김명섭 강성구 이근진 김윤식 원유철 의원 등 한나라당 입당자와 입당 거론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정치적으로 걸어온 역정이 서로 다르다. 게다가 아직은 이념적으로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지 검증된 바도 없다. 물론 입당 이전의 소속 정당도 다르다. 심지어 다른 당 소속일 때는 서로 공격하고 싸우던 사람들이다.

아무리 이리재고 저리 재봐도 그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 단지 있다면 이리저리 당을 옮겨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아닌지.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런 사람들을 모아 만든 정당이라면 과연 신뢰해도 되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내 미래연대 소속 원내외위원장들의 반발을 단지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지 말고 그들의 소리를 경청해 들을 필요가 있다.

사실 입당자나 현재 입당예정자로 거론되는 지역의 한나라당 원외위원장들 가운데는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지역관리를 잘해온 사람들이 많다.

일례로 이근진 의원이 입당한 지역의 김용수 위원장은 부대변인으로서 당 공헌도가 높은 인물이다. 또 입당 예정
자로 거론되는 김명섭 의원의 지역은 고진화 위원장도 철저한 지역관리로 인해 주민 신망도가 높은 인물이다.

다른 지역도 이런 인물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단지 원외라는 이유만으로 입당자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도록 강요해서는 안된다. 필요할 때에 써먹고 버린다면 누가 그런 당에 충성을 다 하겠는가. 이런 사례는 한나라당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대선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이 험한 길을 조금이라도 쉽게 가고싶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 틈새를 노리고 온갖 유혹이 있을 것이지만 우리는 원칙을 존중하고 상식이 통하는 그런 정당의 모습을 보고 싶다.

좀 돌아가는 듯 보이더라도 원칙이 지켜질 때에 국민들의 신뢰가 따르지 않겠는가. 또 그것이 당선으로 가는 확실한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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