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두 얼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1-20 20: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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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부 기자 이성모 {ILINK:1} 안양시 본청 공직협의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주관식) 결과를 보면 기막히고 어처구니없는 내용들이 더러 있다.

일부 공무원의 설문응답 내용에는 상사를 향해 공개 재판식 욕설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시민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어사도 서슴치 않는다.

“간부공무원이라는 사람 나이값 좀 해라. 부서장 대우를 받으려는 모 계장을 직협의 이름으로 공개해 엄벌토록 하자”

마치 불량 인터넷 게시판에서나 볼 수 있는 막말을 품격 있는 공무원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마구 내뱉은 것이다.

또 “구내식당에 일반인 사용을 제한하자”라는 한 공무원의 의견내용을 보노라면 공직사회인지 이해집단인지 황당할 정도다.

이 공무원은 “공익요원, 공공근로자, 일반시민 등으로 식당이용이 불편하다”는 것이 사용제한 이유다.

하지만 구내식당을 찾는 시민은 주로 민원인이고 당연히 3000원의 식사값을 지불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의 혈세로 식사제공을 받는 공무원이 어떤 양심으로 시민들에게 모욕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사회단체까지 감시를 해야한다는 한 공무원의 발상이다.

물론 비효율적인 단체 감시라는 토를 달기는 했지만 공직협 회원으로써 지나친 월권의견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물론 건전하고 올바른 의견제시도 많았고 질문내용도 순수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취지와는 달리 흑백논리로 자신의 상사 및 외부를 비방하는 황당한 행위는 단체의 힘을 빌려 편가르기를 조성하려는 불순한 마음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안양시 홈페이지에는 일부공무원들이 남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시키는 글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혹시라도 공직협의 힘을 빌려 안하무인의 행동을 벌인다면 올바른 공직사회를 위해 그런 공무원들은 반드시 책임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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