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칸’은 서울시 지하철공사에서 철도청(수도권전철)과 함께 지난 92년 12월부터 1호선 첨두시간대(06:30∼09:00)에 열차의 최전부 및 최후부 차량을 여성 및 노약자를 위한 전용차량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는 혼잡도가 극심한 시간대를 이용한 지하철내 성범죄 예방과 극심한 혼잡 속에서 연약한 여성이 감수해야 하는 상대적 불편을 완화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전용칸’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필요치 않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지하철공사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당초 공사에서는 1호선을 필두로 ‘여성전용칸’을 점차 확대하려고 했지만 5∼8호선 개통으로 혼잡도가 분산된다고 판단함에 따라 더 이상 확대시키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전용칸’이 시행되지 않는 다른 호선에서 성추행과 관련된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
심지어 1호선 ‘여성전용칸’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여성전용칸’을 확대하고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대에 ‘여성전용칸’을 배정해 놓은 것은 오히려 혼잡을 가중시키는 한편 이를 이용하려는 여성은 물론 이를 피해야 하는 남성들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와 함께 ‘여성전용칸’을 운영함에 따라 모든 남성들을 치한(?)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여성전용칸’을 성범죄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실시하게 된 취지는 좋지만 결국 이에 대한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못해 형식에 불과하고 오히려 불편만 초래한다면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대신해 지하철수사대 등의 기능을 더욱 확대, 성추행 사고를 사전 예방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이보다는 ‘노약자 및 장애인석’ 홍보를 더욱 강화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다.
지하철공사에서는 다시 한 번 이를 신중히 검토, 보다 실용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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