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事는 萬事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03 1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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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하급자가 상급자를 평가하는 다면평가제와 인사예고제를 도입하는 등 인사제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경기도 고양시가 그 주인공이다. 고양시는 내년부터 실-국별로 선정된 10명의 평가위원(6∼9급)이 인사 대상자 평가표를 만들어 인사부서에 통보하면 승진 및 전보인사에 이 평가표를 참고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또 인사때마다 시행 10∼15일 전에 내부 행정전산망 게시판을 통해 인사 기준을 사전공개하는 인사예고제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사예고에는 승진 및 전보 임용기준, 승진인원 및 세부 인사 일정 등이 포함된다고 하니, 이 인사제도의 개선으로 인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사실 공무원들은 인사문제에 있어서 불만이 많다.

최근 전국공무원노조 도봉구지부가 6급 이하 직원 477명을 대상으로 ‘공무원 근무환경, 조직, 후생복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승진을 포함한 인사문제에 대해서 46.3%가 ‘불공정하다’고 응답, ‘공정하다’고 답한 응답자보다 무려 6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민선이후 줄서기 풍토확산(21.8%) 및 인사 담당자와의 친분관계(20.9%) 등에 의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얼마전 성남시 시청공직협은 ‘시 인사에 대한 공직협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지역주의가 부활한 보복인사에 대해 우려와 함께 자치단체장 주변세력의 인사개입 중단을 촉구하면서 “특정 공무원을 내부 인사질서를 무시하고 주요보직에 보함으로써 원칙없는 인사가 이뤄진 사실이 유감스럽다”

며 “공무원 인사에 외부세력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안산시도 최근 공무원직장협의회도 송진섭 시장의 출신지역인 화성 출신과 안산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승진 및 인기부서에 대거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특정인사의 친인척이 승진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인사업무와는 관련없는 특정 인물이 인사작업을 좌지우지했다며 성명을 통해 “송 시장은 취임 이후 인사사전예고제, 다면평가제 등을 포함한 인사제도 개선안을 만들어 투명한 인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히고도 스스로 만든 제도개선안조차 무시한 채 특정지역 출신을 우대하고 불공정, 불투명하게 인사를 단행했다”고 힐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시의 이번 인사제도 개선안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서울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인사청탁공개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인사사전예고제를 확대시행하고 승진인사시 다면평가제 실시하는 것은 공정한 인사를 위한 기본이다. 또 청탁인사 배제하는 방안과 출신부서 재임용 금지 등의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人事는 萬事’라는 지자체장의 인식의 전환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더라도 단체장 스스로 인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공무원의 인사에 대한 불만은 곧 업무능률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물론 그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점을 단체장들은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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