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의 ‘변전소 소동’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04 18: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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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 수도권부 기자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 신대리,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때아닌 변전소 설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난리가 벌어졌다.
이곳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농업을 기반으로 300∼40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며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청정지역으로 수도권 일대에서는 보기드믄 참나물 서식지가 발견됐고, 희귀 동·식물(족제비, 청솔모, 산토끼)들이 자생하는 경인천 상류지역으로 아직까지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잘 보존돼 온 지역이다.

그러나 이 마을 뒷산 3만여평의 부지에 한국전력이 변전소를 설치하겠다며 주민공청희를 무시한 채 은밀히 후보지로 선정, 강제수용 준비를 해 오다 지난달 말 주민들에 의해 들통이 나면서 민원발생이 시작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신대리 산1-1일대에 각각 345kv와 154kv등의 변압기가 들어설 변전소를 오는 2005년 말까지 건립 완공하기로 하고 후보지 선정을 마친 뒤 12월중 산업자원부에 사업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변전소 예상부지면적이 무려 3만여평에 이르는 데다 보통고압선(154kv)의 두배에 이르는 초고압선(345kv)이 송전로로 연결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전자파 피해와 토지 강제수용 등으로 인한 지가하락 등 재산권 행사에 지장을 우려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촌면 주민들은 각급 상급기관에 “변전소 설치를 철회하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단체 행동에 들어갔으며 성명서 준비를 하는 등 발빠른 행동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변전소가 설치될 경우 전자파 발생으로 인한 기형동물 출산과 주민들에 대한 유해가 확실하다”며 “이같은 기피시설을 주민 몰래 강행하려는 행위는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전력측은 파문이 확산되자 주민 달래기에 나섰고 또다른 후보지를 물색하는 등 늦장 대처를 하고 있어 구시대적 발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한국전력측은 주민을 무시한 도둑행정을 삼가해야 할 것이며 주민공청회를 통한 민주적 방식으로 또다른 후보지 물색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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