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하려면 하루 2∼3명만 상담해야 하지만 원서접수 기간이 임박해 수박의 겉만 핥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지난 7일 오전 의정부 O여고 진학실. 한 학생과 담임교사가 진지한 상담을 벌였으나, 뾰족한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여고생이 “선생님 언어 91, 수리 37, 사회탐구 51.5, 과학탐구 43, 외국어 58, 총점 280.5인데요. 서울의 K대 국문과나 S여대 인문대 지원이 가능할까요”
선생님은 “K대 입시전형이 어딨더라… (한참후) 휴... 일단 두곳 모두 지원은 가능할 것으로는 판단되지만 확신은 없으니 안심하지 말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별 전형자료도 뒤져보고 입시학원들이 배포한 수능 배치표도 꼼꼼히 따져보지만 좀처럼 가닥이 잡히질 않는다.
영역별 원점수와 가중치를 꼼꼼히 따져본 뒤 교차지원은 가능한지, 분할모집을 하는 것은 아닌지, 지난해 경쟁률은 어땠는지 개인별 기본자료를 챙기는데만도 20분이 훌쩍 지난다.
산더미같은 대학별 전형자료 속에서 희망대학, 희망학과 요강을 찾는 일도‘보물찾기’나 다름없어 보였다.
결국에 상담은“가·나·다군별로 한차례씩 지원이 가능하므로‘1승(안정) 1무(소신) 1패(배짱)’전략을 짜보라”는 담임선생의 두루뭉실한 결론으로 내리기 일쑤다.
이번 입시도 교육부 감독, 고3 주연, 학부모 조연의‘수능 공화국’실화속에서 전쟁같은 진학 상담은 출연자와 관객 모두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