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극자성(棘子成)이라는 사람이 자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질(質)만 있으면 그만이다. 문(文)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자 자공은, “안타깝도다. 문이 질과 같고 질이 문과 같다면 호랑이나 표범의 가죽이 개나 양의 가죽과 같단는 말인가”라며 ‘사불급설(駟不及舌)’이라고 그의 경솔한 말을 반박했다.
즉,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재빠른 수레 ‘사(駟)’도 한번 해버린 말을 붙들지 못한다는 뜻으로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비유인 것이다.
극자성은 질(質)은 소박한 인간의 본성을 말하고, 문(文)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예의범절 등 외면치레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실상 그는 자공의 말처럼 호랑이 가죽이나 개가죽을 동일선 상에 놓고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혀가 크나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질이 있으면 문은 자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다. 문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질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질과 문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종속적인 것으로, 질이 있으면 당연히 문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질과 문을 동일선상에 놓았던 극자성의 입은 경솔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뱉어낸 말을 어찌 담을 수 있겠는가.
당나라 명제상 풍도는 그의 설시(舌詩)에서 ‘입은 화(禍)의 문(門)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화자구출(禍自口出)이요, 병자구입(病自口入)’이라는 문자도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만큼 말이란 것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선 주자들의 입을 보면 말이란 게 그리 중요하다는 인상을 갖지 못하고 있는 듯해 참으로 안타깝다.
대선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무차별적 폭로비방전에 이어 이번엔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소위 ‘아니면 말고’식 공약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눈길부터 끌고보자는 식의 이런 공약경쟁은 실현가능성에 대한 제대로된 판단과 검증조차 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영의 공약을 훑어봐도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것들은 별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태라면 스스로 내던진 공약더미에 눌려 아무 것도 지키지 못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어느 당, 어느 후보 하나 식언(食言)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은 거짓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뭐, 주가지수 2000시대라고?
정책 금리가 1%라고?
잘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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