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성북구 석관1동에서 공무원으로 첫 출발한 후 길음3동, 월곡4동, 교통관리과를 거치는 등 그저 평범한 말단직원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올해 9월 구청 재무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국유재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민원인에게 매각정보 및 발급서류 등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정보를 알기 위해 구청을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불편이 많다는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이를 해소할 방법을 강구중에 있다.
이씨가 구상하고 있는 계획은 매각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알려주는 것.
“상당수 전산화가 많이 이뤄졌지만 이를 활용한 웹서비스 기반이 미비해 민원인들의 불편이 적지 않아 주민들에게 편안한 서비스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웹서버 구축에 나섰다”고 말했다.
또 워드프로세서, 인터넷 검색사 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 시험이 있으면 이씨의 손길을 기다리는 직원들도 상당수다. 바쁜 직원들을 위해 일괄접수는 물론 예상문제지까지 뽑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매각대금 연체이율이 높아 아파트 분양계약을 포기하는 주민들이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에 국유재산관리 연체율을 현 15%에서 인하해 줄 것을 건의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서민층이 많은 정릉4동의 경우 연체대금을 못 갚어 분양권을 팔고 정든 구를 떠나는 주민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 제도개선 차원에서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민을 위한 이씨의 마음을 알아선 지 관공서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진 이곳 주민들의 냉소적인 반응도 차츰 수그러들었고 지금은 이씨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구가 홈페이지에 운영하고 있는 친절 공무원 사이트에 9, 10월 베스트 공무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친절은 별개 아닙니다. ‘단지 얼굴만 모르는 친척이구나’하고 생각하니 행동부터 달라지더군요.”
부부공무원인 이씨는 내년에는 집 값이 내려가 서민들이 내집을 마련해 정든 곳을 떠나지 않길 바라며 웹서버 구축을 통한 매각정보 제공 등을 내년에는 꼭 이룰 계획이라고 희망을 말했다.
/권태욱기자 lucas@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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