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約과 空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17 18: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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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운 서울시선관위 홍보과장 지금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대통령선거의 선거운동과정을 지켜보면 “참으로 많은 공약들이 발표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공약들이 그 가지수가 많아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긴다.

하기야 집권 5년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므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다 보면“그럴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도 들지만, 다양한 집회나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마다 그 단체나 모임의 구미에 맞는 공약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정말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바람에 왔다갔다하는 공약인지 판별이 되지 않아 우리를 당혹하게 하기도 한다.

국민 모두가 열망하고 우리 선거관리위원회가 항상 소망하는 선거는 비방·흑색선전에 의한 비겁한 선거가 아닌 정견·정책경쟁에 의한 떳떳한 선거라는 사실을 미루어볼 때 멋진 공약, 실현 가능한 공약,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공약이 어떠한 것인지 희미하게나마 판단이 되는데 이러한 경우들을 보면 자못 아쉬운 생각이 들곤 한다.

물론, 정책선거의 실현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 있어 정책만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유권자에 따라서는 정책보다 후보자의 자질이나 도덕성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당·후보자간 정책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정책대결이 국민적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책선거의 한계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정책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는 비방·흑색선전이 선거의 이슈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선거풍토와 최근의 네거티브 위주의 선거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선거 외의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또한 우리 선거의 현실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제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모두는 누가 더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갈 훌륭한 지도자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비방·흑색선전에 의한 “~라 하더라”에 현혹되지 말고 냉정한 가슴으로 판단의 순간을 맞아야 할 것이다.
이번만큼은, 정말 이번만큼은 “~라 하더라”에 의한 비방·흑색선전이 효과가 전혀 없어 다시는 선거판에서 그 행태가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하여야 할 일은 남의 말은 가려서 “듣고”올바르게 “투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뽑아 놓은 지도자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선택은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닌 우리 자신의 몫임을 국민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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