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와 사랑에 빠진 50대 총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22 16: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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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환경위생과 홍승원 씨 “결혼을 안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젊은 날 기타와 사랑에 빠지다보니 혼기를 놓쳐버렸네요”

광진구 환경위생과 홍승원씨는 50대 총각 기타리스트다. 그의 세대라면 누구나 한번쯤 흠뻑 빠져봤을 통기타 매력에 그도 예외 없이 빠졌고 결국 거창한 기타리스트라는 직함과 함께 ‘솔로’라는 혹도 하나 붙이게 됐다.

그러나 그의 ‘솔로’ 인생은 결코 외롭지 않다. 10년 전부터는 클래식기타연주에 매료돼 새벽이 오는 줄 모르고 기타연습을 하는가 하면 종로 YMCA 클래식기타 연주 동호회에서 후배 기타리스트를 양성하고 있다.

또 관내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연주도 해주고 기타를 배우고 싶어하는 장애인들에게는 직접 가르쳐 주기도 한다.
기타의 무엇이 좋으냐는 물음에 그는 “자신의 가슴에 품고 연주하는 악기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기타를 가슴에 안고 조용히 연주를 하다보면 온갖 시름과 걱정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홍씨는 가장 좋아하는 연주가로 스페인 기타리스트 앙드레 로메로를 꼽았다. 그는 “작은 기타하나로 관객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존경한다”며 힘있는 소리로 사람을 압도하는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한다.

기타밖에 모를 것 같은 그가 2년 전부터는 마라톤을 또 다른 취미생활에 포함시켰다. 혼자 살다보니 건강이 걱정돼 시작했지만 지금은 풀코스를 완주하고 철인3종에도 도전할 계획을 세울 정도다.

그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기타와 마라톤에 대해 “우선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 적격이며 완벽이란 없기 때문에 끝없는 연습을 요하는 것이 맘에 든다”고 한다.

직장생활에, 기타연습에, 마라톤 연습에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을 것 같지만 홍씨는 간간이 밀려오는 외로움 때문에 최근 또 다른 취미로 시 창작을 시작했다고 말해 좋은 인연이 필요함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
/최애선기자 sun@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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