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는 지난 15대와 달리 이색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우선 각 후보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모임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가 하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확실’로 발표되자 광화문에 모여있던 국민들은 마치 월드컵 응원전을 방불케 하는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런 이벤트를 행정에도 접목시킨다면 어떨까? 각 자치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행사나 행정을 이벤트형식으로 바꾼다면 자치단체들이 부르짖는 ‘주민과 함께 하는 구정’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시작된 지방자치제도는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러나 주민에게 있어 행정이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구정은 물론 지역축제마저도 형식적이고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돼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자치구마다 지역특성을 살린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참가자들은 평범한 주민이 아닌 행사관계자들이 대부분이다. 주민들은 행사의 참가자가 아닌 관람객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따라서 주민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행정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행사·행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이벤트를 통한 정치참여는 앞으로 ‘주민과 함께’를 주장하는 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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