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당선자는 특히 정부조직 개편문제와 관련, “현재의 조직을 최대한 가동할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새 내각에 당출신 인사 기용을 가능한 한 배제할 뜻을 밝히는 등 공무원 조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드러내고 있어 정권교체를 앞두고 뒤숭숭 해지기 마련인 공무원들의 심리적 동요를 막고 있다.
이같은 그의 신중한 접근은 8개월여의 해양수산부 장관 경력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정부 부처를 이끌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쓴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라는 저서에 나타난 관료조직에 대한 인식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 저서에서 노 당선자는 “대다수 공무원은 너무 유능한 면이 많다” “내가 겪은 공무원에 대한 인상은 별로 나쁘지 않다” “그들이 있었기에 그래도 이 나라가 이만큼이나 지탱되고 있구나 평가하기도 한다”고 평가하면서 공무원들이 잠재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장관 등 리더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복지부동’ `무사안일’ 비판에 대해 “대통령과 장관이 공무원을 보호하지 않으면 공무원은 스스로 보호한다”며 “대부분의 공무원이 자신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신뢰해야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 사회가 외부 평가에 민감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데는 장관의 책임도 적지 않다”며 `밖에선 당당하게 공직사회에 대해 변론할 것은 변론하고 부처로 돌아와선 분명하게 가려 책임을 묻는 장관의 모습’을 신뢰받는 각료상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은 행정리더이자 지식노동자”라며 “지식노동자의 신뢰,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는 대화가 아주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공무원들은 자존심도 센 편이므로, 정책이 잘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선 자존심을 꺾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노 당선자는 “공무원들이 이것저것 따지며 생각만 많고 행동하는 것은 너무 적다”며 “몸을 너무 사리는 것은 아마 감사받고 언론 질책에 시달리며 점차 소극적으로 변했을 것이나 좌충우돌 좀 해봐야 한다”고 권유했다.
/서정익기자 ik11@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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