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과 기득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16 18: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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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민주당이 좋아서 지지한 게 아니라 노무현이 좋아 지지한 것입니다. 개혁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광주시민이 민주당을 심판할 것입니다.”

“민주당에서 기득권을 가진 분들이 자리를 내놔야 개혁이 시작될 수 있는 데 개혁의 대상인 분들이 오히려 개혁을 가르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당 개혁특위가 지난 15일 광주에서 개최한 제2차 `국민대토론회’에서 터져 나온 시민들의 당당한 목소리다.

“남을 탓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처절한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국민정당을 지향한다면 당의 핵심지도자들은 현재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포기할 각오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는 박찬종 전 의원이 16일 한나라당내 개혁 논의와 관련해서 던진 말이다. 민주당에서 나온 말이나 한나라당에서 나온 말 모두, 개혁은 기득권자 그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도 따르고 있다.

먼저 광주의 어느 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국민들은 노무현이 좋아서 노무현을 선택했다.

즉 노무현의 개혁적인 모습이 믿음직스럽기 때문에 소중한 한 표를 아낌없이 그에게 주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새정부는 인사기준이나 정책 등 모든 면에서 ‘개혁’이 잣대가 돼야 한다.

얼마 전 총리 물망에 고건 전 서울시장이 오르내리다가 본보의 지적과 시민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방침을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다. 사실 ‘개혁=불안정’’보수=안정’이라는 어이없는 등식을 만들어 낸 것은 수구적인 언론매체들이다. 그런 엉터리 등식을 개혁 세력들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따라서 개혁을 추구하는 세력들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보수언론의 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당당하게 개혁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날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개혁포럼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창립식을 갖고 출범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모두 55명의 의원을 회원으로 확보하면서 당내 최대계파로 부상, 당내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초 참여의사를 밝혔던 김명섭 송석찬 의원 등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출신 복당 인사들은 ‘원칙없는 세불리기’란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참여를 유보했다.

당연한 일이다. 개혁을 추구하려면 외연의 세 불리기와는 관계없이 소신과 원칙 있는 자들이 모여 함께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나라당도 예외일 수 없다.

박 전 의원의 고백처럼 처절한 자기반성이 없는 자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소신 없는 철새 정치인들은 물론, 기득권 유지에 급급했던 정치인들이 더 이상 정치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개혁’ 철퇴를 가해야 한다.

단언하건 데 정당 개혁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에는 민주당이고 한나라당이고 결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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