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사성어를 이용, 어떤 직책을 띠고 멀리 객지로 나가 있는 벼슬아치들이 일정한 기간을 마치고 고향이나 중앙무대로 돌아오는 것을 가리켜 ‘과기가 찼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보다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권력을 가진 윗사람은 아랫사람과의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의 어원은 이렇다.
춘추 오패의 한 사람인 제환공의 형 양공이 어느 날 연칭과 관지보 두 장수에게 규구(葵邱)라는 국경지대를 수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부임인사차 들어온 두 장수는 양공에게, “신 등이 임금의 명령을 받아 규구로 떠나기는 하지만 언제쯤 교대를 해 주시겠습니까?”하고 물었다.
마침 그 때 양공은 막 새로 익은 참외를 먹고 있던 중이라 “이 참외가 다시 익으면 그 때에 교대를 해 주겠다”고 아무 생각 없이 약속을 했다.
어느 덧 일년이 지나고 다시 참외 철이 돌아왔지만 두 장수에게는 ‘교대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기다리다 지친 두 장수는 혹시 양공이 약속을 잊지 않았나 싶어 일부러 사람을 보내 변방에서 딴 참외라면서 그에게 보냈다.
양공은 괘씸한 생각이 들어 화를 버럭 내면서 “다시 한해를 더 기다리라”는 전갈을 보냈다.
분한 마음에 두 장수는 양공을 칠 기회를 노리다 드디어 그가 고분이라는 곳으로 사냥을 나온 틈을 타 반란을 일으켜 새 임금을 세우고 말았다.
권력을 가진 자가 아랫사람과의 약속을 우습게 여긴 결과, 양공은 왕위를 찬탈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여기에는 권력을 가진 지도자는 아랫사람들과의 약속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새정부 초대총리 인선을 불과 여칠 앞두고 누가 총리로 내정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고건 전 서울시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라는 소식이 들린다.
고 전 시장은 61년 고시 행정과 합격 이후 30년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교통부-농수산부-내무부 장관, 관선 서울시장을 지냈고, 문민정부 국무총리를 거쳐 민선 서울시장을 역임한뒤 지난해 7월 퇴임한 인물로 당이 같다는 것 이외에는 노 당선자와 한번도 같은 길을 걸어오지 않던 사람이다.
그런 인물을 총리로 기용할 경우, 노 당선자의 개혁 앞길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심히 염려되는 대목이다.
노 당선자는 ‘둥그런 돌과 나무받침대’형 대통령-총리 관계를 언급한 일이 있다. 또 “똑같은 물건이라도 짝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구 시대 인물을 기용하는 것에 대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연 그럴까. 노 당선자의 의중대로 되기를 바라지만 믿지만 이러다 노 당선자의 ‘개혁’ 약속이 ‘과기(瓜期)’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스럽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부천시, 매력적인 도시공간 조성 박차](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308292200179_732_h2.jpg)
![[로컬거버넌스] 전남 영암군,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 추진](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278744105355_303_h2.jpg)
![[로컬거버넌스] 인천시 계양구, 노인복지도시 정책 속속 결실](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3/p1160278567286598_304_h2.jpg)
![[로컬거버넌스] 부산시, 전국체육대회·장애인체육대회 폐막](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2/p1160278846346218_476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