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은 계유정난 이후 `나라를 안정시켰다’며 한명회 등 43명을 정난(靖亂)공신에 임명했다.
하지만 특권층 형성은 필연적으로 부패를 부르기 마련. 계유정난에 가담해 공을 세운 많은 공신들은 훗날 부패 스캔들을 일으키고 결국 나라를 도탄에 빠뜨리는 주범이 됐다.
임금이 될 수 없는 사람이 임금이 되니 이들을 도운 특권층이 생기는 것이며 이는 결국 나라를 망치는 근본 원인이 된 셈이다.
그런데 지금 피와 보복의 살육을 뜻하는 소위 ‘살생부’란 것이 여야에서 나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양대군처럼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도운 사람들이 특권층을 형성, ‘살생부’라는 것을 만들었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노 당선자는 누가 보아도 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그에게 특권층을 형성하는 측근의 존재는 필요없다고 생각된다.
더욱 한심한 것은 한나라당의 살생부다. 민주당의 인터넷 살생부 파문에 이어 요즈음 소위 ‘한나라당판 살생부’가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는 소문이다.
명단에는 J,K,L,H 의원 등 지난 대선기간 `저격수’로 불린 의원들과 H,K,J 의원 등 이회창 전 후보 측근으로 분류되는 구 민정계 중진, S,K,L 의원 등 고위당직자, 극우보수로 분류되는 K의원 등 총 40명에 가까운 원내외 인사들이 다양하게 올라있다.
민주당 입당파인 K, P, J, W, K 의원, 자민련 입당파인 K, L, H, L, L 의원, 민국당 입당파인 H 의원 등도 오는 2004년 총선 `척결 대상’에 포함돼 있다.
물론 “인터넷상에서 살생부를 위시한 청산 대상자들의 명단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또한 이를 놓고 생산적인 논쟁이 펼쳐지는 것을 바라보며 가슴이 뿌듯했다”는 어느 네티즌의 고백처럼 긍정적인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못 알려진 사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이런 ‘살생부’는 마땅히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게 본란 기자의 판단이다. 정작 당사자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여당이나 야당 내부에서 지금 공신이니 역적이니 하면서 보복정치를 하는데 이것이 정계개편을 위한 서곡이라면 너무나 섬뜩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상대 당에 대해서는 더 무서운 보복의 칼날을 준비할 수도 있다는 말 아니겠는가.
지금 인터넷에 급속하게 유포되고 있는 ‘살생부’는 현대판 인민재판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중국의 문화혁명 같은 암흑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작금의 ‘여론재판’격인 살생부 논의를 당장 중지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양당의 살생부를 보면서 정말 한명회같은 사람이 누구인지, 일생동안 피를 묻히고 살 것인지, 너무나 섬뜩하다는 생각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부천시, 매력적인 도시공간 조성 박차](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308292200179_732_h2.jpg)
![[로컬거버넌스] 전남 영암군,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 추진](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7/p1160278744105355_303_h2.jpg)
![[로컬거버넌스] 인천시 계양구, 노인복지도시 정책 속속 결실](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3/p1160278567286598_304_h2.jpg)
![[로컬거버넌스] 부산시, 전국체육대회·장애인체육대회 폐막](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51112/p1160278846346218_476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