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어느날 제자 만장(萬章)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공자는 왜 향원(鄕原)을 사이비 군자라고 말했습니까.”
향원이란 여러 사람들에게 점잖게 행동하여 한 시골에서는 누구에게나 훌륭한 선비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다. 그런데 공자는 그런 향원을 가리켜 ‘덕을 헤치는 자’, 즉 사이비 군자라는 말을 했으니 만장이 의아해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만장은 또 이렇게 물었다.
“한 고을 사람들이 다 그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한다면, 어디를 가거나 훌륭한 사람이 아닐 수 없을 터인데, 공자께서 그런 사람을 가리켜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그러자 맹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를 비난하려해도 비난할 것이 없고 그를 공격하려 해도 공격할 구실이 없으나, 세상 여론에 동조하고, 더러운 세상과 합류하여 집에 있으면 마치 청렴하고 결백한 것 같아 세상 사람이 다 그를 좋아하고 스스로도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과는 올바른 도(道)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공자도 “나는 사이비한 것을 미워한다. 강아지풀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곡식의 쌀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사이비가 너무나 많다. 그 말하는 것을 보면 구구절절이 옳은 것으로 여겨질 만큼 하나같이 대의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그래서 더 얄밉다. 공자가 향원을 미워한 것도 아마 같은 심정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대통령직인수위의 공무원노조 허용 검토와 관련 논평을 내고 “공무원은 노동자이기 전에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특별한 신분을 갖고 있다”며 “당선자 공약이란 이유로 성급히 허용한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인수위는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당연한 논리로 반대를 표명하고 있으니 비난하려고 해도 비난할 것이 없고, 공격하려해도 공격할 구실이 없는 향원과 너무나 닮았다는 느낌이다.
허나 강아지풀이 벼이삭과 닮았지만 그것이 곡식이 될 수 없듯이 ‘사이비’논리가 ‘진리’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동안 ILO(국제노동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인 한국에 대해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적극 권고해왔다. 노사정위원회에서도 공무원 노조 허용 불가피성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제 ‘공무원 노조’라는 과실(果實)이 막 무르익어 가고 있다.
따라서 그럴 듯한 명분을 앞세운 ‘사이비’논리에 휘말리지 않도록 모두가 ‘진리’를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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