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언이란 말이 나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서경의 탕서(湯誓)다.
탕서는 은나라 탕 임금이 하나라 걸왕(桀王)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을 때 모든 사람들에게 맹세한 말이 기록되어 있다.
그 끝 부분에서는 신상필벌의 군규(軍規)를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너희들은 내말을 믿으라. 나는 말을 먹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말을 먹어버리는 것과 같고, 결국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다.
즉 식언(食言)은 失人(실인)을 초래하고 그로 인해 식언자(食言子)는 늘 외롭기 마련이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잊어도 될 것 같은 예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그마한 중학교를 찾는다는 흐뭇한 소식이 들린다.
2년전 중소도시의 소규모 중학교에서 중학생을 상대로 `훗날 대통령이 되면 찾아오겠다’고 약속한 노 대통령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남 진해의 한 중학교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인 진해시 두동 웅동중학교는 전체 8학급에 재학생도 294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규모의 학교다. 말이 좋아 시 소재지, 사실 따지고 보면 웬만한 시골학교 규모도 안되는 이른바 ‘촌동네 학교’다.
웅동중학교는 노 대통령이 야인시절인 지난 2001년 6월29일 부산상고 2년 후배이자 변호사시절에도 알고 지냈던 이 학교 박현(54)행정실장의 요청으로 재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하면서 인연이 됐던 학교라고 전해진다.
당시 노 대통령은 특강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동북아시대에 있어서 한국의 중요성과 냉전체제의 붕괴에 따른 북한과 한국의 관계, 자신의 어려웠던 성장과정과 희망을 포기 않는 인생역정 등을 들려주고 `훗날 대통령이 되면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그 약속을 지키려는 것이다.
사실 노 대통령은 지금 무척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어제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과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북핵, 경제위기 등 국정 현안과 대북송금 특검법 처리 방향 등을 논의하는 영수회담을 가졌다.
5월초나 4월말께는 방미 일정도 잡혀 있는 상태다.
개혁일정도 빠듯하다. 이쯤 되면 그 약속쯤을 잊는다고 해서 누구하나 뭐라고 나무랄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작은 약속도 이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통령이라면 국민과의 큰 약속은 당연히 귀하게 여길 것이란 점에서 이 소식이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모쪼록 박실장의 말처럼 노 대통령의 작은 약속 이행이 ‘촌놈’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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