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되는 서민 주머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3-26 19: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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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균 식 {ILINK:1} 시대의 흐름이 가져온 물질의 풍요는 인간의 편리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그대표적인 예로 현대문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자동차를 내세울 수 있으며 흙을 밟고 땅위를 걸어 다니던 정서야 잊었지만 편리함을 누리는 대신 따르는 부담 또한 누림 이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안산시에서는 주·정차위반 단속에 대한 견인업무를 민간에 위탁운영 할 것을 공표했다.

상록구와 단원구로 양분되는 이업무는 그동안 단순히 주정차 스티커만 발부하던 것과는 달리 견인차로 이동해 특정장소에 보관한다는 것이다.

주차위반으로 인한 폐단이야 도로의 효율성 저하 등 나열할 수 없이 많지만 20만대의 차량에 턱없이 못미치는 자동차는 주차에 대해 별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당초 4월 1일부터 시행키로 했던 이번 방침은 홍보부족을 인해 한달 가량 연기하는 등 시행초기부터 번복이 따랐지만 이에 다른 민간위탁업체는 구청별로 10여대의 견인차로 사업수익성을 위해 만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구청에서 주정차스티커가 발부된 차량만 견인할 수 있으므로 단속요원과 견인업무사업자는 불가분 공생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단속요원이 떠주는 밥만 먹어야하는 견인사업자가 허기를 느낄 때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반면 과잉단속 또한 민원의대상이 되겠지만 이 아이러니한 협력(?)관계에 시민들은 눈치만 봐야 할 상황인 것이다.

일단 한번 견인되면 견인료와 보관료를 합해 차량당 7만원 가량의 부담을 안게 되는데 자칫 이번 견인업무는 그동안 결여돼 왔던 시민의식과 급속히 주차질서를 확립하려는 단속업무와의 전면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시중에 돈가뭄이 심하다는 언론보도가 유포되는 가운데 이같은 시책은 서민들에게 또 한번의 한숨을 쉬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계산상 5000여대의 차량이 갈곳 이 없는 안산은 이번 시책으로 매일 수억원의 과태료를 위해 주머니를 열어놓아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주차위반, 분명 상당수는 서민의 몫이다.

건물지하주차장이나 유료주차장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주택까지 세입자나 서민차량들 만이 적당히 갈 곳이 없는 실정이다.

한차원 높인 단속과 이를 피하려는 숨바꼭질은 오늘도 안산시민들의 제자리 찾기 방정식이 되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 나름대로 애쓰는 안산시행정과와 제각기 사고가 다른 시민의식은 진행방향이 동행관계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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