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후 교육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실상은 친절을 강요하는 교육내용에 대한 불만이 저변에 깔려 있었다. 직협 관계자의 말처럼 ‘강요된’ 친절은 거북함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따라서 기자는 이들이 주장한 친절교육 축소 요구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하며 이것이 받아들여지고 또한 전 자치단체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와는 다소 동떨어진 얘기지만 기자가 최근 만난 한 공무원의 경우는 공직사회에 친절의식이 정착되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기자는 J구청의 이 공무원을 만나기에 앞서 한 제보자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영업장 바로 옆 신축공사로 인해 건물이 심하게 손상되고, 모친이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는 등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관할 구청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며 억울한 사연을 털어놨다.
문제는 이들이 건물주가 아니고 세입자라는 데서 발생됐다. 세입자는 건물주가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피해를 없애기 위해 공사중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는 수 없이 구청에 도움을 구했으나, 담당 공무원은 발생된 피해에 대해 ‘합의’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기자는 건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민원인의 심정을 배려하지 않고 이같이 무성의한 태도로 응대한 것은 결코 올바른 자세라 할 수 없다. 점입가경으로 그는 마치 친분이나 청탁을 받고 온 것 아니냐는 투로 기자를 경계하기도 했다.
민원인을 어떤 식으로 응대했을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강동구청 치수과 김덕현 팀장은 여름철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기존 역지변(체크밸브)의 단점을 개량해 실용신안을 획득했다.
또 중구청공직협 김덕진 회장은 지난 87년 군부독재에 맞서 분연히 일어선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에 함께 하기 위해 공직생활을 그만뒀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이다.
기자는 이들처럼 공무원들이 직무이상의 노력을 펼치거나 남다른 공명심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민원에 진심으로 귀기울이는 측은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자신의 업무를 힘써 수행하고 있는 많은 공무원들이 도매급으로 매도되지 않길 바란다.
최은택 기자 volk1917@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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