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검거 어머니 몫인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5-26 18: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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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균 식 수도권부 부장(안산·시흥 주재) {ILINK:1} 지난 4월 30일 경기도 시흥경찰서 형사과에는 성폭행범을 잡아달라는 피해여학생의 분노 어린 신고가 있었다.

사건은 곧바로 접수됐지만 사건을 취급한 담당부서는 이번 성폭행사건을 업무중의 하나로만 취급했다.

그러나 피해학생의 어머니는 사건 다음날부터 집요한 범인 찾기에 돌입했다.

약 40일간 부천. 시흥 주변을 샅샅히 뒤지며 당시 딸의 기억 속에 있던 실낱같은 단서를 근거로 범인색출에 들어간 어머니는 범인 신모씨(47세. 성폭행전과2범)를 찾는데 성공했다.

겨우찾은 범인은 피해학생의 인근 지역에 사는 성폭행전과자였다.

관할 경찰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보였더라면 40일간이나 애타는 모정에도 못 미치는 수사력으로 평가되진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은 공중전파를 타고 전국에 방영됐고 지극한 모정이 해결한 대단한 일로 치부됐다.

반면 인근에 범인이 활보를 하고 다녔음에도 정보조회한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피해어머니에게 검거실적을 빼앗긴 시흥경찰서는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네티즌 김모씨는 “월급 줄 필요조차 없다”며 분노를 표했고 박모씨는 “믿지 못할 게으른 경찰의 무능과 수사의지 부재”를 탓했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5학년인 어린이가 하의가 피투성이가 된 채 대수술을 받아야할 만큼 가해를 행한 40대 남자의 범행에 대해 분노가 극에 달한 어머니를 세간에서는 모정의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사고발생 후 피해학생이 겪어야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공감하는 시흥시민들의 시선에는 시흥경찰의 신뢰성이 피해학생만큼이나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으로 남게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범행자체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저질러지는 성폭행이고 가해자 또한 예측불허의 인물이므로 사전예방이나 지도계몽을 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일단 발생된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대 시민체험수사를 펼쳐야 할 것이다.

또 그러한 노력들이 모여 현재 입은 신뢰의 상처를 회복하는 계기를 반복함으로써 단순한 성폭행 사건 뒤에 겪어야하는 한 인간의 인생에 대한 국가기관의 책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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