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전성시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16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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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바야흐로 지방의원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성구 의장이 한나라당 서울지역대표운영위원 선거에 출마해 무투표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소식은 지방의원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나라당 서울지역대표운영위원선거에서 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이성구 시의장을 제외한 6명 모두가 쟁쟁한 현직 원내·외지구당 위원장들이다.

모두 40명인 시도선출 운영위원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원내외 위원장들의 선거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실제로 정치권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우재 강인섭 의원 등 중진과 김영춘 이성헌 원희룡 박 진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과 진 영 유준상 위원장 등 소위 내로라 하는 원내외 위원장들이 서울지역대표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도대체 시도선출 운영위원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쟁쟁한 원내외 위원장들이 탐을 내었는가.

바로 지역대표라는 정치적 상징성과 주요 당무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요한 자리에 현역 지구당 위원장들을 제치고 지방의원이 당당하게 한 자리 차지했다는 사실은 지금이 지방의원의 전성시대임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어디 그 뿐인가.

그동안 중앙정치인들에게만 허용되던 정치자금 모금 주체를 지방의원을 포함한 지방정치인 모두에게 적용하는 방안이 여야의원 70여명과 학계, 시민단체, 법조계 인사 등이 참여한 ‘정치개혁추진 범국민협의회’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될 경우, 그동안 의정활동에 따른 재정적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방의원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그들의 위상을 그만큼 높여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게다가 민주당 정균환 총무와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가 무보수 명예직인 지방의회 의원을 유급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법을 이달 임시국회중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당권주자들도 최근 여의도 당사에서 당소속 광역의원 초청 합동토론회에 참석, 지방의원 유급화를 골자로 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이날 당권주자들은 지방의원들을 가리켜 `당의 미드필더’니 `진정한 당의 대표’니 하면서 한결같이 치켜올리기도 했다.

그만큼 지방의원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말이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이 현실화될 경우, 머잖아 지방의원들의 권한이 확대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허나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모처럼 다가온 지방의원의 전성시대가 제대로 결실을 맺으려면, 지방의원들은 맡은바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유권자들에 보여줘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책임 있는 지방의원의 자세다. 괜히 한 자리 차지해 앉아 있다고 으스대다가 세월만 낭비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세심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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