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6적’이면 어떤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17 1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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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신당과 관련, 민주당 신·구주류의 갈등은 한 궤도 위의 두 기관차가 서로 마주보고 치달려 오는 모습처럼 위태롭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두 기관차에는 모두 제동장치가 없다.

따라서 두 기관차가 정면충돌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신주류는 당무회의 폭력사태에 대해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구주류의 협박은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이들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지난 16일 모임을 갖고 신당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 고문과 이상수 사무총장,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이해찬 의원 등 6명을 `신당 6적’으로 지목, 출당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들이 탈 민주당, 탈 DJ를 주장, 민주당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부정해 당의 분열을 가져오는 해당행위를 한 `신당 6적’이라는 것이다.

정말 구주류의 말처럼 대표 주재 회의에 난입해 당의 민주질서조차 포기케 만든 사람들이 과연 민주당의 정통성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개혁신당에 대한 그들의 반발은 끝간데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양측은 일단 1주일간의 시한부 물밑대화에 착수했다.

모든 쟁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신당 창당 문제에 대한 가부 결론을 내린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열린개혁포럼 총간사인 장영달 의원이 “당무회의 뜻을 존중, 1주일간 모든 것을 스톱하고, 원점에서 서로 절충점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으며, 신기남 의원은 “인내를 갖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주류측의 이같은 양보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현격한 정치적 이해상충이나 그동안 논란과정에서 패인 감정의 골을 감안하면 대타협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렇다면 타협의 여지가 남아있지 않은 이들의 대화는 무엇인가. 어쩌면 서로 `분당 책임’을 면하기 위해 ‘명분 쌓기’의 일환으로 대화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양측의 대화가 신구주류간 갈등에 제동을 걸기 위한 ‘브레이크’가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1주일 뒤에 두 기관차가 정면으로 충돌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필자는 지금 그것을 피하라고 충고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를 거스르는 기관차를 피할 경우, 아무도 그 기관차를 세울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누군가는 그 기관차와 정면충돌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주보고 돌진해 들어가는 편이 옳다는 판단이다.

궤도 위를 달리는 모든 기관차들이 순행하려면, 그 궤도위에서 역행하는 기관차를 누군가는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10석을 얻더라도 전국정당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두 기관차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살아남은 자가 10명만 되더라도 ‘시대를 바로잡는다’는 대의명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을 권하고 싶다.

‘신당6적’이면 어떻고 ‘10적’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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