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다수’생각해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23 19: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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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정 익 정치행정팀 기자 {ILINK:1} 언제부턴가 수 십 명의 주민들이 자치단체 앞에서 자신들이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부서장보다는 단체장 면담을 요구하곤 한다.

이에 대해 모 단체장은 “구청장 면담은 다른 간부들을 만난 후에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무조건 구청장을 만나려고 하는 것은 나를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어쩌면 이러한 민원이 구청 측에서 말하는 억지성 민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체장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될 사항은 이들 주민들은 침묵하고 있는 다른 주민들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특히 전체 주민들을 대표해서 구청을 항의 방문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가 만난 모 자치구 주민은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특별한 사항이 아닌 경우라면 구청을 항의방문 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느냐”면서 “사실 대부분의 주민들은 구정운영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자치단체들은 다수의 주민들이 구정운영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특히 구정홍보 분야는 이보다도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선 자치시대 이후 다음 선거를 의식한 자치단체장들의 과장 홍보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우리 지방정치의 현실이다.

사실 자치구에서 큰 행사를 하더라도 행사장에 참석하는 주민들은 관변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단체장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많은 주민들이 자치단체가 마련한 행사, 시책 또 구정홍보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강서구가 NGO센터를 건립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모인 센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겨우 2개의 시민단체만 입주해 있다고 한다. 또 센터 건물 1층에 파출소가 꼭 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소수의 주민들은 NGO센터건립을 축하하며 센터건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주민들이 이 건물을 진정한 의미의 NGO센터로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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