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洪 투톱 체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30 20: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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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의원직선으로 선출된 한나라당 원내총무 자리는 올초 당헌당규 개정에 따라 원내전략을 독립적으로 세울 수 있는 명실상부한 ‘원내사령탑’의 지위를 갖는다는 점에서 당대표 다음인 당 서열 2위가 된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30일 경선을 통해 홍사덕 의원을 당서열 2위인 원내총무로 선출했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홍사덕 원내총무’의 투톱체제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살아온 길과 생각이 너무나 다르다는 점에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우선 최 대표는 ‘인큐베이터론’, ‘70대 대통령 불가론’을 내세우며 자신은 대권에 욕심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홍 총무의 경우 ‘대권’에 대한 포부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게다가 최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주의자인 반면 홍 총무는 당내에서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최·홍체제’는 정치적 색채에 있어 ‘보수’와 ‘개혁’으로 배치돼 당과 정국운영에 건건이 대립, ‘권력투쟁’의 양상을 보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달렸다. 이 두 사람이 적절히 조화만 이뤄낸다면 당과 정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최 대표 출범이후 당내외에서 당의 ‘보수 일색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홍 총무 선출로 이런 우려를 한방에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더구나 홍 총무는 당쇄신안을 마련하는 ‘산파’역할을 하는 등 평소부터 당의 개혁과 쇄신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사람이다.

모르긴 몰라도 홍 총무는 한나라당의 ‘수구꼴통’이미지를 개선하고 강력한 ‘쇄신드라이브’를 거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최 대표도 거기에 힘을 모아 줄 것이 분명하다. 최 대표도 당의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부영·김부겸 의원 등 개혁 성향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라는 원심력 차단에도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7+α’로 거론되고 있는 탈당규모에서 ‘α’를 최소화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또 홍 총무의 경우 민주당내 인사들과도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막가파식’ 또는 ‘발목잡기식’ 투쟁일변도 보다는 유연한 전략으로 상생의 정치를 구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민생과 경제분야에 대해선 정부·여당에 협력하되 정치적 사안이나 야당 탄압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는 유연한 원내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병렬 대표·홍사덕 원내총무’의 체제는 우려보다 희망이 많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지금 정치개혁에 목말라하는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원내 제 1당인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으면 정치개혁은 사실상 요원해 지기 때문이다.

최 대표와 홍 총무는 이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구태정치를 타파하는 일에 서로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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