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최틀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7-01 20: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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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지금 민주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당은 ‘도로 민주당’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신주류마저 구주류의 반발에 부딪혀 중도파가 제안한 `선(先) 당개혁·후(後) 통합신당’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하는 등 개혁의지를 후퇴시키고 말았다.

사실 중도파의 신당은 말이 좋아 신당이지 새천년민주당 창당 방식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에서 결코 개혁신당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필자가 수차에 걸쳐 지적했듯이 민주당은 신당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당밖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당추진세력들을 과소평가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신당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려 들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밖 신당추진세력들은 이미 전국 단일조직인 `개혁신당추진 연대회의’를 결성한 상태다. 어디 그뿐인가.

한나라당 진보성향 의원 5~6명도 오는 8일께 탈당을 예고하는 등 당밖의 신당 추진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 지고 있는 마당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조속한 시일 내에 당을 해체하고 이들을 신당논의의 중심으로 끌어 들여야한다. 이들을 외면한 신당은 ‘도로민주당’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어떠한가.

우선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주의자인 최병렬씨가 당대표에 새로이 선출됐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은 대체로 ‘수구꼴통’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시민은 그런 ‘수구꼴통’에는 신물을 낸다. 한나라당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시민으로부터 외면당한 것도 같은 이유다.

보수라기보다는 수구적 이미지가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것을 ‘확’뜯어 고쳐야만 한다.

이것을 고치지 못하면 한나라당 역시 ‘도로 한나라당’이라는 시민의 비판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최 대표에게는 ‘최틀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시절, 그에게 호된 질책을 받은 한 기자가 그를 히틀러에 빚대어 ‘최틀러’라고 부른 것이 그 별명의 유래다.

그런데 최 대표는 이 별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 그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 기자가 국장에게 혼나고 나서 게시판에 ‘최틀러’라는 글을 올린 것이 오늘까지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왜 하필 최틀러입니까.”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그에게 ‘최틀러’가 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우리 시민은 그에게 붙여진 ‘최틀러’라는 별명이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표는 늘 ‘보수(補修)하는 보수(保守)’를 강조해 왔다. 그 지론을 펼치기 위해서라도 최대표는 ‘도로 최틀러’가 돼야만 하는 것이다.

보수(補修)하지 않는 한나라당, 뜯어고치지 않는 한나라당은 영원한 ‘수구꼴통’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로 한나라당’은 곤란하지만 ‘도로 최틀러’라면 필자는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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