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조합원은 이같은 답변 외에도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도 곁들였다. 이같은 답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 10월 백찬기씨(73)가 성남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부임하면서부터 살생부 문제가 거론됐고 순서에 의해 간부(이사)들이 하나 둘 가지치기를 당하자 낙하산 인사 및 부당 인사를 저지하기 위한 노조가 새롭게 결성됐다.
백 이사장은 모든 공단직원들의 예상에 적중했다. 부임과 동시 눈에 가시로 남아있던 조모 시설관리팀장은 지난 1월 음향기기교체사건에 결부시켜 해임조치하고 공채 1기로 기용된 신년수 교통관리팀장을 노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괘씸죄를 적용해 파면조치 하는 등 노조를 자극해 왔다.
이같은 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자 공단노동조합(지부장 김인식)은 팀장(과장)들의 복직과 부당 인사를 철회하라며 연일 시위를 벌였고 급기야 이사장의 출근 저지 등 집행부에 강력히 대응해 왔다.
결국 백 이사장은 노조에 무릎을 꿇었고 부당 인사를 철회하겠다는 서면 협약과 함께 신년수 팀장을 복직시켰고 조 팀장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의 구제신청에 따른 조정회의 결과에 굴복, 교통관리팀장으로 복직시켰다.
이토록 일련의 사안이 모두 불필요한 소모전에 그쳤음에도 불구, 백 이사장은 낙하산 인사를 비롯, 유니온샵, 인사위원회 노조원 참여 등 126개항의 협약(안)을 요구하는 노조측과 수 차례에 걸친 단협을 벌여 왔으나 결렬돼 지난 1일과 2일 총 파업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1만3000여면의 주차장관리는 마비됐고 주차관련 수입과 황송터널 통행료 등 2일간에 걸쳐 모두 25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보게 됐다.
이같은 손실을 봐 오면서도 단체협약을 거절해 오던 백 이사장은 단체교섭 3개월 만인 지난 6일 오후 9시께 126개 협약(안) 모두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협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 노·사 문제는 일단락 됐다.
극적으로 단협은 이뤄졌으나 파업으로 인한 수억원의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조합원들은 “공단을 이 모양으로 만든 이사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나가서 경영능력도 없는 백찬기씨를 공단 이사장으로 추대한 시에도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