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정치와 상생 정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8-27 19: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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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당내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오늘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당내 갈등으로 인해 볼만한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이다.

우선 원내 1당이라는 한나라당은 소장파 의원들의 용퇴론 제기로 인해 매우 어수선하다.

실제로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최근 집단회동을 갖고, 중진들을 겨냥한 ‘용퇴론’을 공식 제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한마디로 “중진들은 당을 떠나라”는 것이다.

그런 소리를 듣고 어디 중진들이 가만히 있을 사람들인가.

정말 중진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기춘 이상배 김영일 신경식 이해구 의원등 중진 의원들과 전직 의원 40여명으로 구성된 ‘한백회’는 28일 오전에 모임을 갖는다. 당연히 소장파 의원들이 제기한 ‘용퇴론’은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물론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물로 총선진용을 꾸려야 한다’는 소장파들의 주장은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 당원들 사이에서 “당이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준을 단지 ‘나이’에 두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오히려 경륜을 필요로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나이의 많고 적음이 무슨 잣대가 될 수 있는가. 더구나 할 일이 태산 같은 데 이런 문제로 인해 당내 중진과 소장파가 서로 갈등을 초래해서야 어디 말이나 되는가.

민주당도 갈등을 초래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보다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민주당 신구주류간 27일 마지막 신당협상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결렬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정대철 대표 주재로 여의도 한 호텔에서 5차 조정모임 회의를 열었지만 전당대회에서 당의 진로를 최종 결정하자는 신주류측 주장에 대해 구주류측이 새 지도부를 선출해 신당논의 수임기구로 삼자고 맞서 끝내 조율에 실패하고 말았다. 정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28일 전당대회 개최 강행의사를 밝혔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신주류측은 당무회의에서 전대 개최 문제를 표결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주류측은 ‘실력저지 불사’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가.

정치·정당 개혁에 모두 동의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소장파는 물론이고 중진들마저 정치가 거듭나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다. 민주당 신주류나 구주류 역시 정치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터다. 이처럼 모두가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거나 공감하면서도 서로 상생의 정치를 구가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서로 갈등하는 추한 모습을 국민 앞에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내 것을 지키려는 기득권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그 욕심을 버리면 상생의 정치가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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