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는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시민들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 특히 태풍 매미로 인한 전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녹양동에 16일 오후 6시 손학규 경기도지사, 김문원 의정부시장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의 부부동반 및 16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실내빙상경기장’ 개관식을 가졌다. 이날의 백미는 7시부터 진행된 빙상경기장개관 초청공연인 볼쇼이아이스쇼의 공연이었다. 의정부시는 볼쇼이아이스쇼를 초청하기 위해 5000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쇼는 무려 2시간이나 진행됐으며 1부에서는 밀레니엄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2부 사일런트 무비, 신데렐라, 라쿰파르시타 등이 공연됐다. 이 쇼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보려면 5만에서 10만원이 든다.
국제규격무대에서의 이날 볼쇼이 아이스쇼는 현란한 무대위 조명속에서 20여명의 무희들의 쇼는 찬사를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쉽게 볼 수 없는 구경거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문화체육시설의 불모지인 경기북부지역 의정부시에 171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 종합운동장내 녹양동 284-4번지 일원의 실내빙상장 개관은 참으로 축하할 일이다. 특히 경기도내 약 57%의 빙상선수를 육성하는 경기북부 지역의 열악한 훈련 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재계관계자들은 올 성장률이 정부의 비전 부재·파업·태풍 등으로 IMF 직후인 1998년을 제외하면 23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는 시민들. 잠시나마 즐거운 볼거리의 제공으로 시름을 잊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태풍 매미의 북상으로 전국이 우울한 가운데 경기도지사 의정부시장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부부동반 관람, 5000만원짜리 볼쇼이 아이스쇼가 우리만의 사치는 아닌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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