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초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진다.
옛날 어느 산골에 착하고 부지런한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이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천지신명께 빌고 빌어 마침내 쌍둥이 자매를 출산했는 데, 이들 부부는 자매의 이름을 ‘금화’와 ‘은화’라 하고 정성을 다해 기르니 마을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사람으로 곱게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언니인 금화가 원인 모를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됐고, 동생 은화가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지만 불행하게도 은화마저 같은 병을 얻어 결국 두 자매는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이들 자매는 숨지기 직전 “우리가 죽어서 약초가 되어 우리처럼 병들어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구하자”는 약속을 했다.
마을사람들이 양지바른 언덕에 쌍둥이 자매를 나란히 묻어 주었다. 그 뒤 따뜻한 봄날이 되자 무덤가에 한 줄기 가녀린 덩굴식물이 자라더니 하얗고 노란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며 향기를 그윽하게 내품었다. 마을사람들은 이 꽃을 두 자매의 넋이라 여기고 ‘금은화’라 하였는 데 그것이 바로 ‘인동초’다.
부드러운 곡선미의 원류인 인동초는 북풍한설에도 잎이 시들지 않고 푸르름을 유지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겨울을 이겨내는 소나무나 대나무처럼 인동초의 절개를 숭상하여 인동주를 빚어 마시기도 했다.
군부독재 정권으로부터 인고의 정치역정을 헤쳐온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인동초에 비유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신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어느 날, 민주당 동교동계 의원들이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했다.
한화갑 전 대표가 주도한 이날 모임에는 ‘범동교동계’ 20여명이 초청받았다.
민주당내 최대 계파인 동교동계는 지난 98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한 뒤 5년여동안 공개 모임을 자제해왔고, 김 전 대통령은 ‘동교동계 해체’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이 활동을 재개하면서 민주 정통세력을 지키기 위해 백의종군할 것을 다짐하고 나섰다.
정말 백의종군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일까.
하지만 필자는 이 모임이 민주당 분당과 신당 창당, 잔류 민주당 내부의 주도권 경쟁 등 혼미한 정치상황에서 세를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시위성’이자, 공동 활로 모색의 자리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한화갑 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 모임은 인동초처럼 끝까지 갈 것이며 우리가 모이면 교섭단체도 할 수 있다”
물론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의 생각처럼 동교동계만으로도 충분히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는 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인동초’였다고 해서 동교동계마저 ‘인동초’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로 무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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