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87년도부터는 민주화니 하면서 외국여행이 자유화돼 사실 고삐 풀린 황소처럼 민주화 바람에 너도나도 외국 여행에 외화 낭비도 한몫을 한 셈이다. 이때부터 점차 불경기가 시작돼 급기야는 외화가 바닥나 생각하기도 싫은 IMF라는 치욕적인 경제불황에 우리는 엄청난 시련을 겪어왔다.
다행히도 금모으기운동 등으로 모든 국민이 힘을 합해 경제 위기는 모면했다고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요즘 또 대다수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경제 위기론 운운하는 것을 보면 유언비어만은 아닌 듯 싶어 다시 한번 가슴이 조여든다. 요즘 백화점을 비롯해 남대문, 동대문 등 유명 상가에도 찾는 이가 뚝 덜어져 한가한 모습이 역력하다. 실질적으로 경제는 중류사회가 형성돼야 시장이나 상가가 흥청대는 법인데 IMF가 중류사회를 마치 수마가 삼켜버린 것처럼 경제 형성이 특정인들에 묶여 장기적인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 사회든 경제는 중류층에서 이끌어 내야 하는데 중류가 사라지고 상하 층만이 존재하는 실정이어서 불경기는 더욱 장기화 조짐일 듯 싶다.
설상가상으로 금융업계 금리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요구불예금이 뚝 떨어진 가운데 엉뚱한 부동산으로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경제가 부동산에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부유층이 부동산에 몰릴 경우 빈부의 격차는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소위 큰손들이 투자 할 곳이 없어 몇 년 전부터 법원경매부동산에 몰리더니만 이제는 서울, 지방 가리지 않고 재개발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 광명시의 경우 저층 서민아파트 11평, 13평, 15평짜리가 2~4억 원으로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정작 재개발되면 기존아파트 주인들은 한사람도 입주하는 사람이 없고 모두가 오른 가격에 외지인들에게 팔려 나갈 형편이다. 물론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된다고 하겠지만 이것은 좋지 않은 현상이다. 서민들이 갈곳을 잃는 데다 덩달아 각종 물가만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경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중류 사회가 형성될 수 있는 당국의 경제 정책이 아쉬운 실정이다. 중소기업이 활성화 돼야 중류사회가 뿌리내린다. 당국은 중소기업에 좀더 많은 투자를 해서 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기업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다면 우리 경제가 장기간 제자리걸음 또는 계속된 불경기에 서민만이 허덕이는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이 좋아 졌다고는 하나 어두운 곳은 암흑에서 허덕이는가하면 밝은 곳은 눈이 부실정도의 고르지 못한 경제형성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당국은 하루 빨리 중소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대안을 국민에게 내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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