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구민(과거엔 백성)의 단결과 화기애애한 단합의 마당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유일한 놀이문화의 한 부분이며 단순한 행사적 의미를 떠나 암울한 경제현실을 감안하더라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각 동별로 천막을 치고 북이며 꽹과리를 쳐대다 보면 참가한 백성들은 하루정도 시름을 버리고 친목을 위주로 한 체육대회의 승리를 향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성의를 보였다.
간접효과로는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안산이라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지역발전과 거주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등 이차적인 성과도 있겠지만 이런 날일수록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언행의 실수를 감안해 상호간에 예의를 지키고 흥겨운 분위기를 아끼는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같은 술이라도 내가 취하면 여흥이요 남이 취하면 추태라 한다. 이번 단원구청 행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심모 단원구청장의 음주에 대해 일각에서는 만취상태의 추태라며 신랄한 비판이 따랐고 인터넷홈페이지에는 “시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네티즌의 글이 잇따랐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당사자인 심모 구청장은 “약간의 술을 마신 건 사실이다”며 “특히 시의장을 위원장으로 표현한 점은 실수”라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잔치의 중심이자 구청장으로서 사소한 잘못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작금의 현실을 보며 관용의 베풂이 반드시 일반 백성에게만 해당됨은 아니라는 것이다.
백성이 고을 수령에게 아량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선심을 베풀 때 수령으로 하여금 더욱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정을 이끌어 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표적으로 헐뜯고 바라기보다는 해줄 것이 뭔가를 생각해보는 시민의식이 선행돼야 겸손한 구청장을 만들어내는 묘수(?)일 것이다.
이번 단원구청 체육대회를 마치고난 심모 구청장의 겸손한 사과는 같은 술을, 같은 양에, 같은 행동이라도 공인으로서의 불편함은 별도로 작용한다는 점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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