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노동계가 분신정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성훈 영등포경찰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27일 노동자들의 분신에 대해 “과거 학생운동이 거셀 때를 생각해 보면 요즘도 노동계 지도부에서 기획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손배가압류 고통을 견디다 못해 분신한 노동자의 죽음을 가슴아파하지는 못할 망정 ‘분신기획’ 운운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가 부랴부랴 “사과하겠다”며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이것이 어디 사과로 끝날 일인가.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를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막아선 경찰의 태도다. 집회도중 조합원들이 미리 준비한 계란 100여개를 항의의 의미로 경찰서에 투척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시위대를 덮치면서 양측간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었던 계란을 모두 깨뜨렸고 김호규 금속연맹 사무처장 등 3, 4명의 조합원들이 입술과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마치 80년대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을 보는 것 같아 너무나 섬짓하다.
강경대군의 죽음으로 촉발된 91년 5월 투쟁은 박승희 김영균 천세용 등 대학생과 가정주부, 노동자들이 잇따라 분신함으로서 ‘분신정국’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초래하게 됐다.
이 때에 죽음으로 밖에 정권에 항거 할수 없다는 이들의 절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과 관료들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며 김서장의 말처럼 ‘기획분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사건이 바로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시 운동권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줬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자살을 동료 강기훈이 방조하고 유서까지 대필해 줬다는 검찰측의 어이없는 주장이 먹혀 들어갔던 것이다. 실제로 ‘어둠의 세력’사주에 의한 자살이라는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물론 직접적인 어둠의 배후세력으로 지목 받았던 강기훈씨는 지금까지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 때에 민중신문 편집위원장이던 필자는 강씨와 김씨의 글씨체가 판이하게 다름을 확인하고 그의 결백을 주장하는 글을 계속해서 썼으나 끝내 그는 형을 살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강씨가 정말 김씨의 유서를 대필했을까. 그렇지는 않다. 당시 김씨의 아버지 김정열씨는 법정에서 “유서는 아들의 글씨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그의 주장이 강씨의 유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데 지금 김씨는 “강씨에게 미안하다”며 당시의 증언을 번복하고 있다. 강씨는 무죄라는 것이다.
다시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이런 끔찍한 기억을 떠오르게 만든 사람이 바로 영등포 경찰서의 김 서장이다. 이런 가슴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김 서장은 스스로 옷을 벗고 공직을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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