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혼쭐나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30 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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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택 수 수도권부 국장대우(성남 주재) {ILINK:1}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벌써 12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풀뿌리니 뭐니 해서 그 운명을 가늠할 수 없었으나 이제는 제법 그 형태를 갖추고 공무원들 머리위에 군림해 가며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자치단체장을 포함한 시·군·구 의원들 모두가 그렇다. 이로 인해 공무원들의 질서는 무너지고 그 병폐 또한 눈에 띄게 늘었으며 부패는 한계를 넘어 단체장이나 시·군 의원을 지낸 사람들은 의례 구치소행이나 내사를 받는 일이 자연스럽게 됐다.

또 일부 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은 자신의 선거를 치르기 위해 썼던 선거자금을 임기 중에 거둬들이기 위해 이권에 개입했다가 망신을 당하는 등 눈뜨고 봐주기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공무원들은 해당 단체장이나 시·군·구 의원들을 송충이나 강 건너 불 보듯 하기 일쑤였고 일부 시·군에서는 의원들이 자신들의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공무원에게 징계요구를 하는 등 불이익을 줘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출범하면서 이들 단체장과 지방의회는 바짝 긴장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를 길들이기 위해 각 시·군·구 의회 의원들은 하반기에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주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무리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길들이기를 해 왔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시의원들을 감시하겠다며 설문조사에 나서자 시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공직협은 지난 28일까지 비회원을 포함, 5급 이하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의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지난 25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성남시의회는 28일 본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의정활동을 전면 거부키로 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공직협은 의정활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공직협은 이번 조사에서 의정활동에 대한 만족도와 시정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의정활동, 시정질문에 대한 평가, 시정질문에 임하는 공무원들의 자세 등 24개 항목을 질문했다.

또 조사항목에는 행정사무감사 자료요구에 대한 불만여부, 시의회에 바라는 개선·건의사항, 시의원의 의무이행 및 도덕성, 시의원의 태도 및 언행, 왕성한 의정활동을 한 시의원과 개인의 이권을 앞세워 지역발전을 저해한 시의원 등 다소 예민한 사안에 대한 공무원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공직협은 시의회와 집행부간에 상하구조가 아닌 동반협력구조로 인식을 전환하고 생산적인 의정활동의 동기부여를 하는 차원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문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공직협은 설문조사 결과를 공직협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한편 시의회 게시판에 건의문을 올리고 필요하다면 시의회를 방문해 시정·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성남시 의회는 자신들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자성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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