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손지사는 한 기업행사에서 “공무원들이 기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내 멱살을 잡으라”고 했다. 또 얼마전에는 “기업을 돕기 위해 관련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에 지적될 경우 감사원장에게 무릎을 꿇고 빌겠다”고까지 단언했다.
이는 도민을 위해서라면 사소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베푸는 행정을 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임에는 틀림 없다. 또한 도민입장에서 볼때 이같은 어필은 도정에 대한 믿음이 한층 높아질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발언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 이렇게 튀는(?) 표현을 쓰면서까지 전달해야하는지 어딘가 살벌한 느낌이 든다.
손지사의 살벌한 표현은 이것만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법이 국무회의에 통과된 시점인 지난 10월초 손지사는 현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협박무능정권’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현정부에 기대지 않겠다”며 ‘경기도의 독자생존’까지 선언했다.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때마다 매서운 어투는 계속 쏟아져 나왔다. 매사에 치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진 언행을 손지사는 요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수도권역차별정책이라 할 수 있는 현정부의 국가균형발전법이 손지사를 격하게 만든 게 사실이다. 또 국무회의 불참통보건도 손지사의 자존심을 강하게 건드렸다. 차기 대권출마 가능성이 높은 손지사에게는 몸값이 이만저만 구겨진 것이 아니다.
문제는 도청분위기 또한 손지사와 덩달아 격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각종 자료나 공문에 전투용어같은 문구가 들어가지 않으면 어딘가 약해보이고 먹혀들지 않는다”는 한 공무원의 속내는 이같은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국가균형발전법이 거론되면 우선 막말부터 튀어나오는 것이 도청분위기다. 현정부의 도시계획을 놓고도 “건설이라는 ‘건’자도 모르는 xx한 사람들”이라고 비아냥 거리듯 쏘아붙인다.
이같은 격한 어투들은 내부에서도 줄곧 표출된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고집불통만 부리고 있어. 씨x”
결제후 상급자를 향해 내뱉는 한 공무원의 격앙된 말투를 듣노라면 살벌함 마저 감돈다. 누군가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가 경기도청의 현주소다.
“국가균형발전법 때문에 분위기가 거칠고 어수선해져 업무집착력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차분하고 치밀한 대응으로 공무원들이 일에 전념 할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고위간부의 독백에 손지사를 비롯한 도청 공무원들은 한번쯤 염려스럽게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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