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왕이라는 말을 우리는 많이 들어왔다. 이 말은 비록 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들이 이런 말을 좀 바꿔서 ‘민원인은 왕이다’로 사용했으면 한다.
지난 13일 광명시 광명7동사무소에 한 40대 남자가 전입신고를 하러 왔을 때의 일이다.
때를 맞춰 민원창구 여직원 서너 명이 민원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던 잡담을 한다. 전입신고를 하러왔다고 하는데도 듣는 척을 하지 않는다.
두세 번을 해서야 그것도 앉은 자리에서 전입자 신분증을 다 가져 왔느냐고 퉁명스럽게 묻는다. 황당한 민원인은 지난번에는 신분증이 없어도 됐는데 몇 개월 사이에 법이 바뀌었느냐고 응수하며 점점 화를 낸다.
그러나 창구 직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상태에 잡담 반 응수 반으로 대하는 직원의 비아냥의 모습은 가관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분노마저 느꼈다.
이런 모습은 공무원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안방에서 TV를 시청하면서 남편이나 가족하고 대화하는 것이 적당한 표현일 듯 싶다. 우리 일부 공무원들의 이같은 모습은 비록 광명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일 듯 싶다.
지자체가 되기 전인 중앙체재일 때는 상당히 친절했으나 지자체가 되면서 웬일인지 점차 불친절이 싹트기 시작해 요즘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변화되고 있다. 중앙체재보다는 오히려 지자체가 되면서 모든 것이 친절해야 함에도 점점 퇴색한다는 것은 잘못된 변화로 본다.
우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의 경우는 민원인이 창구에 오기 전에 담당직원이 일어나 고개 숙여 정중히 인사하며 “무슨 일로 왔느냐”며 반갑게 대하는 그 미소 띤 모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친절하다.
또 미국의 경우 민원인을 안내해서 담당공무원에게 연결해 주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또 찾아 달라고 자신의 앉은 좌석을 말해주고 대필까지 해주는 스마일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것은 가식이 아니라 몸에 베인 그들의 습관이다. 우리는 우리 문화대로 그렇게까지는 원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하는 것이 창구직원 또는 찾아온 민원인의 예의가 아닌가 싶다.
인사를 하고 고개를 한 번 숙인다고 해서 자존심이 꺾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인사하는 사람의 웃는 모습이 고맙고 감사할 뿐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그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고 얼굴을 서로가 붉히며 첫 대면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조금만 서로가 양보하며 이해하는 사회를 만들 때 모든 일을 하기가 더욱 즐겁고 쉬워진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먼저 인사하며 친절한 공무원 사회를 이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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