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직분을 내세워 외형이나 겉치레에 너무 신경을 써 주위로부터 한심하다는 소리를 듣는 공직자들도 볼 수 있다.
특히 민원 부서를 찾는 상대를 얕잡아 보고 민원을 자신의 지론에 맞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독선적이고 권위의식이 밴 공직자는 현 시대 정신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난 8일 오후 3시경, 기자는 사회단체 정액보조금 임의보조금 지급 현황을 알고자 이천시청 회계과에 들렀다.
현황자료를 문의하자 예산담당 직원은 당장은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고 답변했다. 이에 기자는 여주, 양평에서는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았다고 하자 담당자는 그 현황을 보고 그쪽에 문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이모과장은 명함을 꺼내들고 있는 기자의 얼굴은 보지 않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몇분간 이 상황이 지속되자 한 직원이 “과장님 명함 받으세요”하니 그제서야 명함을 주고 받게 됐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행정정보 공개청구를 하라”며 곱지 않는 태도로 일축했다.
이어 모 계장은 “여주 양평 이야기를 왜 이천에 와서 하느냐”며 퉁명함을 보여줬다. 과장과 계장이 기자에게 한 코드로 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공직자가 민원인에게는 어떻게 대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점이며 이런 공직자의 존재함으로써 공직사회는 알게 모르게 병들어 갈 것이 뻔한 일이다.
회계과 분위기는 주민을 위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각종 대민 봉사 차원의 일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그치고 있다는 것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사회변화와 주민욕구에 부응해 신뢰와 사랑받는 공복으로서의 역할과 책무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회계과 과장과 계장은 구시대적 권위의식에 빠져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타과의 공직자에게 이러한 권위의식은 오염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잘하라는 채찍은 감내가 되겠지만 군림의 채찍은 언젠가 꺽이고 만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하며 말로만 공개행정이지 그리 대단한 비밀이라고 조례를 들먹이는지 이천시의 앞날이 컴컴함을 보여주고 있다.
본보 취재기자는 안일한 답변이 어이없어 할말을 잃고 저런 공직자가 왜 저 자리에 앉아 있을까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이기주의적 발상을 바꿔 이천시민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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