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양태고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17 18: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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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지금 민주당은 유용태 원내총무와 강운태 사무총장으로 인해 소위 ‘양태고민’에 빠졌다.

장성민 청년 위원장도 어제 조순형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유 원내대표와 강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고민의 일단을 토로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살아남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원내 3정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호남에서 1위를 기록했다지만 우리당과의 차이는 오차범위내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영남에서 한나라당이 2위인 우리당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과도 대별된다.

지역색이 가장 엷은 수도권 지역에서조차 민주당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서울에서는 우리당과 무려 10% 이상의 격차가 벌어져 있어 이를 추월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조 대표 취임 초기만 해도 2위, 어떤 경우에는 1위로 올라섰던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가.

장 위원장은 그것을 ‘민주당의 정체성 상실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정체성 상실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장 위원장은 “그것은 바로 한나라당 출신인 유용태 원내총무와 민정당 후신인 민자당 국책자문위원 출신인 강운태 사무총장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이 민주당이 안고 있는 ‘양태고민’의 일단인 것이다.

민주당은 신당(지금의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오랜 야당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분당을 거부한다고 주장했었다.

실제로 오랜 기간 재야생활을 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해온 심재권 의원 같은 사람도 이런 명분 때문에 현재 민주당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 총무와 강 총장은 어떠한가.

현재 민주당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살아온 길이 너무나 다르다.

그런데도 지금 그들이 원내 사령탑과 사무총장이라는 요직을 맡아 당의 전면에 서 있다.

그러니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갈 턱이 없다.

오죽하면 ‘파워민주’등 민주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마저 최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청원 의원 석방안 통과와 공천심사결과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양태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겠는가.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분명히 말하거니와 호남의 자민련으로 몰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물론 ‘양태’가 사퇴한다고 해서 당장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당 개혁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기만 한다면 우리 국민은 다시 민주당을 눈여겨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양태’의 사퇴는 그 단초, 즉 민주당 개혁의 신호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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