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하면서 버스에 뜻도 모를 영어를 휘갈겨 쓴 일로 시민들로부터 비웃음 샀는가 하면, 최근에는 서울버스를 홍보하는 포스터에 도쿄도(都) 청사를 포함한 일본 건물들을 즐비하게 삽입시켜 또 한번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
사실 서울이 ‘사대주의’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답시고 시내 주요 지점을 운행하는 간선버스는 ‘파란버스’, 동네에서 지하철역 등을 운행하는 지선버스는 ‘녹색버스’, 수도권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버스는 ‘빨간버스’, 도심지역을 왕복하는 순환 버스는 ‘노란버스’로 색칠하고, 간선버스는 ‘B’, 지선버스는 ‘G’, 광역버스는 ‘R’, 순환버스는 ‘Y’로 각각 영문 표기토록 했다.
참으로 웃기는 얘기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이 아무런 설명 없이 ‘B’를 읽고 ‘blue’임을 스스로 알아 그 버스를 탈 수 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이는 ‘파랑’을 ‘파’, ‘노랑’을 ‘노’라고 표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외국인도 알아볼 수 없는 영문표기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표기란 말인가.
시는 이 같은 작업을 ‘새로운 버스 정체성(Bus Identity)을 부여한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사대주의’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Hi seoul my bus, 7월 1일, 버스가 빠르고 편리해 집니다’란 문구와 함께 달라지는 색깔별 버스의 설명이 나와 있는 서울시의 버스운행 체계에 대한 홍보 선전물이다.
이 포스터 배경에는 일본의 도쿄 도청과 신주쿠 파크타워, 도쿄 오페라시티 등이 버젓이 그려져 있다.
이런 기막힌 포스터는 이미 지난달 15일 각 구청으로 배부됐으며, 5만~7만부가 시내 각 곳에 부착된 상태다.
물론 고의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냥 서울시의 현재 모습을 배경으로 하면 될 일을 굳이 일본의 건물들을 청계천 주위에 박아 넣은 까닭이 무엇인가.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는 다분히 전략적이다. 청계천 주변에 그런 고층 건물들을 짓겠다는 무언의 암시라는 말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종로 세운상가ㆍ중구 장교ㆍ명동ㆍ회현ㆍ종로구 도렴구역 등 5개 도심재개발구역에서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경우 용적률과 건물 높이를 현행 기준보다 올려주는 내용의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안을 발표했었다.
계획안대로라면 용적률은 최고 1000% 범위 내에서 주거비율에 따라 50∼150%까지, 건물 높이는 최고 1.5배까지 올려 받을 수 있어 기존의 50m, 70m, 90m의 높이 제한을 받는 지역에서 각각 75m, 105m, 135m까지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즉 포스터에 나타난 일본의 건물들과 다를 바 없는 건물들이 실제 청계천 주변에 빼곡히 들어찬다는 말이다.
필자는 버스에 새겨진 뜻 모를 영문표기도 싫지만, 일본의 건물과 같은 초고층 건물이 서울 도심을 빼곡히 채우는 것은 더더욱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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