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아직도 올챙이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20 20: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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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올챙이와 개구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올챙이는 꼬리가 달렸으나 다리가 없다.

그렇다면 뒷다리가 있으나 아직 앞다리가 생성되지 않은 것은 올챙인가 아니면 개구리인가.

물론 올챙이다.

최근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탄핵 후폭풍으로 급상승했던 반사 지지율이 제자리를 찾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결과 지난 6.5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참패하고 말았다.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할 것이다.

실제로 여당은 실용주의 노선 채택 이후 곳곳에서 개혁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약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라크 파병 강행, 아파트분양 원가공개 방침, 스크린쿼터제 등이 그 단적인 예다.

파병 재검토나 스크린쿼터 문제 등 대부분의 정책들이 모두 토론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으며, 아파트분양 원가공개는 원가연동제로 슬그머니 자리이동을 하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2월 서울 상암지구 7단지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한 데 이어 상암 5, 6단지 아파트도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정부여권을 압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 않는가.

아마도 처음부터 여당이 이런 모습을 보였다면, 아무리 탄핵 후폭풍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과반의석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여당은 과반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개혁의 거짓 탈’을 쓰고 국민을 현혹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선거에서 공약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정책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선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공약을 일시에 뒤집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다.

진정한 개혁을 위해선 집권세력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공약을 하루아침에 폐기처분해 버리는 미덥지 못한 여당과 정부의 모습은 신뢰는커녕, 오히려 불신의 골만 더욱 깊게 하고 있을 뿐이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여당은 아직 개구리가 되지 못했다.

그저 과반의석을 차지한 것만으로도 올챙이가 이미 개구리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단언컨대 40여석에 불과한 미니 여당을 국민들이 과반의석을 점유한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준 의미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열린우리당은 결코 개구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그저 뒷다리 정도가 생성된, 그래서 아직은 올챙이라는 말이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여당의 추락한 지지율은 끝내 회복할 수 없다.

필자는 열린우리당이 개혁을 향해 훌쩍 도약을 할 때에 비로소 개구리가 됐음을 인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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