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총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12 20: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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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2002년 8월3일자 1면에는 소위 ‘수도권 3총사’라고 불리우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안상수 인천시장이 나란히 손을 맞잡고 밝게 웃는 사진이 실렸다.

그때의 기사 제목은 ‘서울·경기·인천 정책 공조합의’였다.

당시 수도권 3총사들이 모임을 정례화하고 정책을 공조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수도권지역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등 5개 광역단체장으로 구성된 수도권행정협의회를 통해 현안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수도권 3개 시-도지사가 별도로 만나 모임을 정례화하고 공동현안을 논의, 협력방안을 내놓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도시계획이나 도로, 교통, 상·하수도, 경제협력, 교육·문화 등 광역행정에 해당되는 현안은 이들 지자체의 독단적인 시행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생활권에 있는 이들 3총사간의 협력과 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져야만 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일을 내고 말았다. 대중교통체계개편을 시행하면서 ‘정책공조’의 약속을 깨뜨리고 경기도와 인천시와 사전협의조차 하지 않은 채 시행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로 인한 혼란은 이미 예상했던 바 그대로다.

시민들의 항의와 반발이 잇따르는가하면 일각에서는 이 시장 소환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는 상태다.

물론 경기도민과 인천시민들의 피해도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책공조를 합의한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여야 할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경기도 손학규 지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시장이 보완책으로 서둘러 내놓은 ‘지하철 정기권’ 역시 지자체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서울 시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반쪽 카드’가 될지도 모르는 판이 되고 말았다.

경기도의 한 주민은 “수익성 있고 이름 있는 시설 유치하는 데에는 그렇게 열심이더니, 정작 시민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소극적인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말 이상하다.

혹시 이 시장과 손 지사의 대권경쟁심리가 여기에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손 지사를 향해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이 시장이 그로기 상태가 되서 나가떨어질 때까지 방치 했다가 정의의 사도처럼 등장하려는 것이냐”는 한 도민의 지적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물론 손 지사가 벌린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도민이 지금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내가 벌린 일이 아니니 나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외면하기보다, 정책공조를 협의한 당사로서 이에 적극 가세해 문제해결의지를 보이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물론 여기에는 안상수 인천시장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2002년 8월 ‘서울·경기·인천 정책 공조’에 합의하면서 밝게 웃었던 수도권 3총사의 그 미소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수도권 3총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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